둘째, 맞이하다

by 엄면


임보= 강아지가 입양되기 전 잠시 머무를 수 있게 맡아주는 임시보호를 뜻한다.


강아지의 입양을 당장은 아니지만 어떤 루트로 해야 할지 미리 고민에 빠진 나는 이곳저곳 sns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애초부터 펫샵을 이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직접 보호소를 찾아가기엔 조금 낯설었다.

그러다가 발견하게 된 임시보호.


생각보다 많은 강아지들이 임보를 받고 있었다.

모두 보호자를 기다리는 강아지들이었다.


사실 나는 강아지를 데려오기 전부터 키우고 싶은 견종이 있었다.

바로 갈색푸들.

약간 덜 구워진 후라이드 치킨 같은 몽실몽실한 그 털 복숭이가 꽤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라 했던가.


갑자기 내 눈에 들어 온건 하얀 털뭉치였다.

뜬장에서 구조되어 임시보호 중이었던 아이.

사진을 보면 볼수록 자꾸 다른 사진도 보고 싶었다.


지금 생각하면 내 휴대폰 화면에 보인 수많은 강아지들 중에 어떻게 그 아이가 눈에 띄었는지 아이러니했다.

그냥 가만히 앉아 있는 사진에서 이 아이가 지금까지 얼마나 보호자를 기다렸을지 그 시간이 보였다.

임시보호라는 말이 유난히 맘에 걸렸다.

'임시'라는 단어는 불안정해 보였고 그 끝이 어디 일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첫째 아이에게 말하기 전까지는 마음으로만 알아보자고 그렇게 다짐했건만,

나는 어느새 임시보호자에게 연락을 하고 있었다.


첫째 아이를 위해서라는 말은 어느새 후순위로 밀려났다.

내가 그 강아지에게 조금씩 마음이 뺏기고 있었다.

아이의 외로움을 걱정하는 마음보다는 임시보호 되고 있는 강아지의 그 얼굴이 더 아른거렸다.


그때 나는 알았다.

또 다른 이 가족을 맞이하는 이 문제는 이미 답이 내려졌다는 것을.


tempImagebvOc4I.heic 내 마음을 빼앗아 버린 하얀 털뭉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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