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등학생 시절 육상부 멀리뛰기 선수였고 우리학교 1등으로 졸업했다.
그래서 구 대회를 나갔는데 거기선 꼴등을 했다...
중학교때까진 반대표로 체육대회 계주를 항상 나갈 정도로 어릴 시절부터 운동신경은 좋은 편이었다.
고등학교 때도 운동을 좋아했으나 이성에게 제대로 눈을 뜨기 시작했고 이후 체육을 멀리했던 것 같다.
하지만 입대 후 강제로 운동을 다시 시작하게 됐고 상병을 달면서 내부 헬스장도 이용할 수 있게 되자 그때부터 운동은 생활이 됐다. (사실 당시 군대에선 책을 읽고 운동하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그때는 '차승원의 헬스클럽'이라는 방송이 유행하고 있었고 당시 간고등어 코치로 인기를 얻었던 최성조 트레이너의 책을 보며 군대 안에서 열심히 헬스를 했다.
하지만 전역 후 대학교를 복학하고 다시 학업과 술에 빠져 운동을 멀리했다.
사이 간간히 다시 헬스도 다녀보고 MMA 체육관도 다녔지만 몇 개월짜리 단기 체험일 뿐 꾸준히 하지 못했다.
그렇게 20살 부터 현재까지 약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운동을 멀리했다.
그래서인지 어느날 부터 느껴지는 에이징 커브와 함께 찾아온 노화는 영원할 것 같았던 나의 젊음에 찬물을 끼얹었다.
나는 그 찬물을 맨몸으로 맞아야 했다.
이렇게 죽을 순 없어.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실... 술을 너무 좋아해 건강하게 술 먹으려고 다시 운동을 하게 됐다...
처음엔 직장동료이자 친구이자 선배이자 아는 형인 여OO(82년생)과 등산을 시작했다.
형도 나도 술을 좋아했고 동시에 건강하게 술 먹자는 의식도 맞아 떨어졌다.
힘들게 산을 오르고 내려오면 또 술맛이 기가 막힌다. (음주를 권장하는 글 아님 주의)
우연히 산에서 만난 산악회에 가입도 하게 되고 그렇게 낯선 사람들과 등산 후 하산주는 너무 맛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술을 먹으려고 산을 다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건강하게 술 먹자는 취지와 부합하면서도 뭔가 왜곡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등산을 좀 줄이고 개인적으로 오랜 숙원이었던 러닝(오래 달리기)을 시작했다.
앞서 말했지만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육상부였지만 늘 단거리만 뛰어서 장거리는 쥐약이었다.
군대에서 아침 구보를 하는 것도 무척이나 힘들었다.
직장동료이자 친구이자 선배이자 아는 형인 여 OO형은 러닝엔 관심이 없어 그냥 나 혼자 뛰기로 했다.
러닝을 처음 시작했을 땐 발목부터 무릎 골반까지 관절이란 관절은 다 아프고 심장과 폐는 찢어질 듯 고통스러웠다.
사람들이 이걸 왜 하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주아주 조금은 성취감이 있었다.
나의 목표는 10km 1시간 (페이스 600)
현재 본격적으로 러닝을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나는 지난달 3월에 첫 10km 대회를 나갔고 57분에 들어오는 나름의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그런데 러닝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러닝 하면 땀을 아주아주 많이 흘리는데 뛰고 나서 먹는 맥주나 막걸리가 또 기가 멕힌다......
땀으로 날아간 수분을 채워주는... (음주를 권장하는 글 절대 아님)
체력이 좋아지면 주량도 올라간...
그래서 러닝을 좀 줄이고 최근엔 러닝 못지않게 오랜 숙원이었던 수영을 배우고 있다.
오전반 수영강습을 등록하고 첫 수업을 들은 지 3회 차.
유아풀장에서 발차기 연습을 열심히 하는 중이다.
그런데 수영이 러닝 못지않게 엄청난 유산소 운동 아니던가?
하지만 수영이 끝나면 점심이다.
낮술은... 좀 곤란하다!
각설하고 내가 운동을 다시 시작한 이유는 여전히 건강하게 술을 먹기 위해서다.
뻔한 말이지만 적당한 음주는 신진대사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일부 의사들은 부인하기도 하지만...)
건강한 사회생활 및 대인관계에도 도움이 되는 건 확실하다.
건강은 지키는 게 아니라 쓰라고 있는 것이다!라는 말을 굉장히 좋아했지만
이제는 건강을 좀 지킬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