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문학상 아동문학 부문 수상작
“이게 바로 화성 탐사 로봇 4호가 보내온 마지막 사진입니다.”
화성 탐사 연구소 강당에서 과학자인 탐사 팀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팀장이 가리킨 곳에는 올림푸스산을 담은 사진이 큼지막하게 걸려 있다. 팀장 앞에는 수십여 명의 기자가 앉아 있고, ‘화성 탐사 로봇 7주년 생존기’라고 적힌 플래카드도 걸려 있다. 한 기자가 물었다.
“4호의 마지막 사진이라면, 4호는 어떻게 된 겁니까?”
“네. 4호가 사진을 안 보낸 지 한 달이 넘어서…….”
팀장은 잠시 주저하다가 말을 이어나갔다.
“4호는 시스템이 종료됐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 3호와 4호의 예상 로봇 수명은 3개월이었습니다. 그런데 4호는 7년 4개월을 살았죠. 3호는 아직도 살아 있고요.”
“어떻게 그렇게 오래 살 수 있었을까요?”
“우리도 이렇게 오래 활동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3호와 4호가 함께 다니고 서로 도와주면서 7년을 산 게 아닐까 싶습니다.”
기자들이 웅성거렸다. 그때 한 연구원이 팀장 옆으로 왔다. 연구원은 팀장에게 귓속말을 했다.
“4호의 사진 분석이 끝났답니다.”
“그래? 그 하얀 빛의 정체는 뭐래?”
“그게……, 빛이 너무 밝아서 알기가 어렵답니다. 그런데 태양빛은 분명히 아니랍니다.”
팀장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실망한 표정이다.
팀장과 연구원은 기자 회견을 마친 후 4호의 마지막 사진을 보았다. 기자들에게 보여 주었던 사진이 아니었다. 사방이 밝은 빛으로 가득 찬 사진이었다. 빛 속에 구름 덩어리 같은 게 있는 것 같기도 했다. 팀장이 답답하다는 듯 사진 속 빛을 가리켰다.
“이 빛과 기체 덩어리 같은 건 뭘까? 4호가 죽기 전에 본 건 대체 뭘까?”
“왠지, 4호는 아직 살아 있을 것 같습니다.”
“응?”
“예전에 3호랑 4호가 찍어온 별똥별 사진 기억나십니까?”
“그럼.”
“네, 둘이 같이 별똥별을 보았죠. 둘은 언제나 함께였어요. 3호가 살아 있으니까 4호도 살아 있을 겁니다.”
연구원은 지난 7년간 3호와 4호의 화성 사진을 분석해왔다. 연구원은 확신에 찬 표정으로 팀장을 보았다.
현재, 화성 탐사 로봇 3호는 아직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