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아니, 이렇게 키워도 사람 되긴 하겠지?”
밥은 하루 세끼 다 챙겨주려 하지만, 결국 한두 끼는 빵이나 과일로 때우고,
씻기는 건 밤마다 전쟁이라 가끔은 ‘오늘은 그냥 내일 아침에 하자’ 하고 넘어간다.
놀이도 함께 해주고 싶지만, 체력이 방전된 날엔 영상을 틀어주고
소파에 널브러져 아이 웃음소리를 배경 삼아 잠시 눈을 붙인다.
그럴 때마다 죄책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이렇게 게으르게 키워도 괜찮을까? 내가 너무 부족한 건 아닐까?’
하지만 신기하게도, 아이는 여전히 씩씩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환하게 웃으며 “엄마~” 하고 안겨오고,
대충 챙겨준 아침도 맛있다며 입을 크게 벌려 먹는다.
하루쯤은 안 씻겨도, 그 작은 몸에서 나는 햇살 같은 냄새에
내가 오히려 위로를 받는다.
그리고 아이의 한마디가 마법처럼 내 마음을 바꿔놓는다.
“엄마, 나 엄마 좋아해.”
그 짧은 문장이 나를 무너뜨린다.
방금 전까지 죄책감으로 가득했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지고,
‘아, 아이는 지금 이 순간 이미 충분히 사랑받고 있구나’ 깨닫는다.
완벽한 육아는 없다.
교과서처럼 밥 잘 먹이고, 씻기고, 놀아주고, 교육까지 완벽하게 챙기는 부모는 어디에도 없다.
어쩌면 아이를 향한 사랑을 잴 수 있는 건, 우리가 늘 안 되는 부분을 자책하고 있는 그 마음일지도 모른다.
내가 해주는 만큼, 또 못 해주는 만큼,
아이는 스스로 자라고, 세상에서 배우고, 나를 통해 사랑을 경험한다.
그래서 결국, “이렇게 키워도 사람 된다.”
아니, 그냥 사람이 아니라, 더 단단하고, 더 따뜻한 사람으로 자란다.
그러고 보면, 아이만 자라는 게 아니다.
나도 아이 덕분에 성장하고 있다.
조금은 부족한 나를 용서하는 방법을 배우고,
‘엄마’라는 이름으로 내 한계를 받아들이는 법을 알아간다.
결국 육아는 부족함 속에서 충분함을 발견하는 과정 같다.
오늘도 나는 속으로 중얼거린다.
“이렇게 키워도 사람 된다. 그리고, 나도 사람이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