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켠 건 우연이 아니었다.

글이었다.

by 루루맘

처음엔 나를 위해 쓰던 글이었다.
하루를 버티기 위해, 내일을 믿기 위해.
그렇게 쌓인 글이 어느새 내 아이들의 미래가 되었고,
브런치는 그 조용한 기록을 세상에 들려주었다.
작은 목소리는 잊히지 않았고,
별빛처럼 번져 누군가의 위로가 되었다.
모든 길의 시작엔 ‘우리’가 있었다.
이 길의 끝에도, 또 다른 시작이 있을 거다.

- 루루맘 -
<<전시장의 하얀 벽에 남긴 마음 한 조각>>




처음 글을 쓸 때만 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글이 전시되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그저 아이를 재우고 남은 밤, 마음 한구석을 붙잡고 싶어 기록했던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작은 기록은 누군가의 마음에 닿았고, 그렇게 나는 글로 세상과 연결되었다. 그리고 10월, 서촌의 한 조용한 전시공간에서 내 글이 전시되었다.

브런치 10주년 팝업.
하얀 벽면에 인쇄된 내 문장 앞에 서 있자니, 그동안의 밤들이 스쳐갔다.

떨리는 손으로 첫 글을 올리던 날, 메인에 내 글이 걸렸던 날,

그리고 ‘작가님’이라는 말로 나를 불러준 많은 이들.

전시장에서 들리는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가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졌다.

익명의 독자였던 누군가가 내 문장을 바라보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았다.

그 순간, 나는 확신했다.

나의 작은 기록이 누군가의 하루에 빛이 될 수 있다는 걸.

처음엔 나를 위해 쓰던 글이,
이젠 ‘우리’를 위한 길이 되고 있었다.
아이들과의 시간, 나의 이야기, 그리고 세상과의 연결.

전시장을 나서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 길의 끝에도, 또 다른 시작이 있을 거야.”


오늘의 불을 켠 건 우연이 아니었다, 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