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페이지에는 늘, 너희가 있다.
사랑하는 내 아이들아.
이 편지를 쓰는 오늘은
달력의 가장 첫 칸,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1월 1일이야.
사람들은 이 날을
새로 시작하는 날이라고 부르지만,
엄마에게는
너희와 함께 다시 숨을 고르는 날 같아.
지난 한 해 동안
엄마는 종종 서툴렀고,
자주 미안했고,
너희보다 먼저 지쳐버린 날도 많았어.
잘해주겠다고 다짐한 날보다
마음이 앞서지 못한 날이 더 또렷하게 남아
이 편지를 쓰는 지금도
엄마 마음 한쪽은 조금 무거워.
그래도 말해주고 싶은 게 있어.
엄마는 단 한 번도
너희를 사랑하지 않은 순간은 없었다는 것.
화가 나 있던 순간에도,
목소리가 높아진 날에도,
뒤돌아서 혼자 눈물을 삼키던 밤에도
엄마의 중심에는 언제나 너희가 있었어.
2026년의 엄마는
더 완벽한 사람이 되기보다
조금 더 안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정답을 가르쳐주는 엄마보다
넘어질 때 가장 먼저 손 내미는 엄마로,
다그치기보다
너희의 속도를 믿어주는 엄마로
하루하루를 살아가 보려고 해.
혹시라도
너희가 이 글을 훗날 읽게 된다면
이것만은 꼭 기억해 줬으면 해.
너희는
엄마의 삶을 멈추게 한 존재가 아니라
엄마의 삶을 다시 시작하게 한 이유라는 걸.
2026년의 첫날,
엄마는 너희에게 약속한다.
잘하겠다는 말보다
곁에 있겠다는 약속을.
사랑을 증명하겠다는 말보다
매일 선택하겠다는 다짐을.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이 글을 다시 읽게 될 모든 날에
엄마는 늘
너희 편일 거야.
사랑해.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