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되는 하루

기억에 남지 않는 하루의 무게

by 루루맘

어떤 날은
설명할 수 있는 감정이 없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데
이상하게 하루가 무겁다.


아이를 재우고
불을 끄고
소파에 앉아 있으면
‘오늘 뭐가 힘들었지?’ 하고
혼자에게 묻게 된다.


막상 떠올려보면
특별히 힘든 일은 없다.
다만
하루를 통째로 통과했다는 사실만 남아 있다.


아침에는
아이가 이유 없이 보채고,
점심 무렵엔
해야 할 일을 자꾸 미뤘고,
저녁에는
괜히 사소한 말에 마음이 상했다.


크게 기억할 장면은 없지만
이런 작은 순간들이
하루의 무게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아마 이런 날은
나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아무 일도 없어서
더 피곤한 날,
잘 해낸 것도 없어서
괜히 마음이 가라앉는 밤.


그래도 우리는
내일을 미루지 않는다.
아이의 아침을 준비하고
다시 하루를 시작한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대단한 말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이런 하루도 있었다는 걸
누군가와 나누기 위해서다.


읽는 당신에게도
비슷한 하루가 있었다면,
오늘은
서로 아무 말하지 않아도 괜찮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