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계모는 뭐야?

세상을 배우는 속도는 빠르고, 엄마의 답은 자꾸 늦어진다

by 루루맘

요즘 우리 집에는
작고 집요한 질문폭격기가 산다.

겨우 마흔 달을 살았을 뿐인데
세상을 거의 인터뷰하듯 묻는다.

“엄마 이건 왜 그래?”
“엄마 저건 뭐야?”
“엄마 왜?”

처음엔 귀여웠다.
대답하는 재미도 있었다.

“왜 밤이 와?”
“왜 비가 와?”
“왜 나는 여자야?”
“왜 남자는 서서 쉬해?”

그 정도는 괜찮았다.
어설퍼도,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이가 아주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엄마, 계모는 뭐야?”

순간 나는 멈췄다.

뜻을 모르는 건 아니다.
설명 못 할 만큼 어려운 단어도 아니다.

그런데
마흔 달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저
“진짜 엄마 말고 다른 엄마”라고 말하면 될까.

아니면
“아빠가 다시 결혼하면 생길 수도 있는 엄마”라고 해야 할까.

단어 하나는 짧은데
그 안에 들어 있는 이야기는
아직 아이에게 너무 길어 보였다.

괜히 잘못 말하면
세상이 갑자기 복잡해질 것 같고,
괜히 너무 단순하게 말하면
언젠가 다시 설명해야 할 것 같았다.

그날 이후로 나는 알았다.

아이의 질문은
지식을 묻는 게 아니라
세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묻는 거라는 걸.

그리고 그 질문은 늘
준비할 틈도 없이
엄마에게 먼저 도착한다는 것도.

요즘 우리 집 질문들은 이런 식이다.

“아기는 어디서 와?”
“엄마 회사는 뭐야?”
“돈은 왜 필요해?”
“결혼은 뭐야?”


아이에게 세상은 아직 단순한데,
엄마의 머릿속 세상은
자꾸 복잡해진다.

그래서 요즘 나는
정답을 찾기보다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모든 걸 정확히 설명하려 애쓰기보다,
아이의 나이에 맞게
조금 단순하게,
조금 따뜻하게,
조금 덜 완벽하게 말하기로.

어쩌면 아이가 필요한 건
완벽한 정의가 아니라
안심할 수 있는 설명일지도 모르니까.

오늘도 질문 하나가 또 날아왔다.

“엄마, 그럼 엄마는 내 엄마 맞지?”

나는 웃으며 말했다.

“응. 엄마는 네 엄마 맞아.”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행복하게 웃으며,
다시 놀러 갔다.

그걸로 충분했다.

우리 집 질문폭격기는
오늘도 성장 중이고,
나는 오늘도
조금씩 엄마가 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