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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사삭 Jun 21. 2021

#4.어린왕자(생텍쥐페리)

(아이에게 들려주는 인생의 문장)

잘 가. 참, 내 비밀을 말해 줄게. 
아주 간단한건데...그건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사막에서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한 말 -

비룡소 클래식 "어린왕자" 책입니다. (비룡소 클래식과 네버랜드 클래식의 동화책은 고학년 아이가 읽기에 적당한 듯싶습니다. 그림보다는 글밥이 많아 내용이 충실합니다)

어린왕자는 제가 초등학교 시절이 아닌 중학교 즈음에 읽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작고도 얇은, 한 손에 들기 쉬운 문고판의 책이였죠..

무엇보다도 맑고 순수해 보이는 어린왕자의 삽화가 마음에 와닿아 읽는 내내 가슴 한편이 슬프면서도 정화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1. 여섯 살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나"


어린왕자 책의 첫 시작은 "나"(책속의 주인공인 나)의 여섯 살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여섯 살의 "나"는 원시림에 관한 책에서 보아뱀이 맹수를 잡아먹고 있는 그림을 보고 그림을 그립니다. 

이 그림이 어떻게 보이시나요? 여러분은..(출처 : 비룡소 클래식 "어린왕자")

1호라 명명한 이 그림을 어른들에게 보여주며 그림이 무섭지 않느냐고 물어보지만, 어른들은 "모자가 뭐가 무섭다는 거니?"하며  "나"에게 "되묻습니다. 


그리고는 어른들은 "나"에게 속이 보였다 안보였다 하는 보아뱀 그림일랑은 그만두고 지리나 역사, 산수나, 문법등  공부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진심어린? 충고를 합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부모가 된 저도 늘 그렇게 말해 왔던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공부라던지, 학원을 가라고 하던지, 책을 읽으라고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요..) 

보아뱀이 코끼리를 삼킨 모습이네요..

그 뒤 "나"는 일찌감치 화가라고 하는 멋진 직업을 포기하고,

(어른들이 그렇게 얘기하는 실용적인?)비행기 조종하는 법을 배워 조종사가 됩니다. 


조종사가 된 이후에도 종종 "나"는 총명?해보이는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이 정말 뭘 제대로 이해할 줄 아는 사람인지 알아보고 싶어 가지고 다니던 1호 그림을 꺼내 그 사람을 시험해보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늘 "모자"입니다. (여전히 제눈에도 모자로만 보이네요...저도 어쩔 수 없는 책 속의 그 어른입니다.ㅠㅠ)


2. 어린왕자가 여행한 별과 일곱 번째 도착한 지구별


어린왕자가 지구별에 오게 된 사연은 이렇습니다


매일 아침 장미에 물을 주고, 바오밥나무의 작은 뿌리도 즉시 뽑아주고, 어떤 날은 마흔세 번 해가 지는걸 보기도 하던 어린왕자는 장미꽃과 안 좋은 일이 생겨 여러 별을 여행하고 지구라는 별에 도착하게 됩니다. (어린왕자가 떠나온 별은 어른들이 좋아하는 숫자로 말한다면, 소행성 B612호-집한채보다도 클까 말까한 아주 작은 행성입니다.)


어떤 날은 마흔세 번이나 해가 지는 걸 보았어..
마음이 아주 슬플 때는 지는 해의 모습이 정말 좋아..
그럼..마흔 세번이나 본 날, 넌 아주 슬펐구나?
그러나, 어린왕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어린왕자가 지구별에 도착하기 전 여행했던 별은 여러 종류의 어른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 별, 왕 혼자서 사는 별

(내내 명령만 내리는 왕이 사는 별)


두 번째 별, 허영심이 가득한 남자가 사는 별

(자신만을 찬양하고 칭찬만 해달라고 하는 남자가 사는 별)


세 번째 별, 술꾼이 사는 별, 

(술 마시는 부끄러운 일을  잊기 위해 다시 술을 마시는 술꾼이 사는 별...)


네 번째 별, 사업가의 별

(끊임없이 숫자를 세고 소유에 집착하는 사업가가 사는 별.)


다섯 번째 별, 가로등 켜는 사람이 사는 별

(가로등 하나와 그걸 켜는 사람이 사는 별...의미도 모른 채 지시사항이기 때문에 가로등을 껐다 켰다 하는 그는 그나마,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것에 열중하고 있는 사람이다)


여섯 번째 별, 지리학자가 사는 별

(실제 탐험이라고는 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책상에서만 지리_땅을 연구하는 학자가 사는 별)


일곱 번째 별, 지구별

(첫 번째 별부터 여섯 번째 별의 모든 종류의 사람들이 사는  엄청난 별)


3.  뱀과 여우와 "나"를 만난 어린왕자

어린왕자가 만난 여우입니다. 저에게는 철학자 같은 여우입니다. 

여러 어른들을 만나고 지구별에 도착했을 때 어린왕자는 사하라 사막에서  뱀과 여우를 만나게 됩니다. 


은 의미심장?한 말을 어린왕자에게 합니다. 


"나는 누구든지 건드리기만 하면 자기가 왔던 곳으로 되돌려 보내 버리지. 그렇지만, 너는 순진하고 또 다른 별에서 왔으니까...너같이 약한 아이가 이 돌로 된 지구에 왔으니 가엾은 생각이 드는구나..

네가 네 별이 몹시 그리울 때면 언제고 내가 너를 도와줄 수 있을 거야. ...나는.." (예전에 저는 이 의미가 뭔지도 모르고 읽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서야 책 뒷부분을 다 읽고서 그 의미를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린왕자가 자신의 별을 그리워하며 풀밭에서 엎드려 울고 있을 때 여우를 만나게 됩니다. 


어린왕자는 "길들여진다는 것" 이 무엇인지 여우를 통해 알게 되고, 

자신이 키운 장미꽃이 흔하디 흔한 꽃이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세상에 하나뿐인 장미라는것을요..


이를테면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4시가 가까워 올수록 나는 점점 더 행복해하겠지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한말-
사람들은 그 진리를 잊어버린거야. 그렇지만 넌 잊어선 안돼.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넌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는 거니까. 너는 네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그리고 마침내 어린왕자는 고장난 비행기를 고치던 "나"에게 양을 그려달라고 하며 와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우리에게는 너무도 익숙하고도 귀여운 어린왕자의 삽화입니다. 

어린왕자와 나는 그렇게 친구가 되고, 나와 어린왕자는 서서히 서로에게 길들여져 소중한 존재가 됩니다. 

하지만, 1년 동안 방황했던 어린왕자는 지구별에 오래 있지 못하고 그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자신의 별로 다시 돌아가게 됩니다. (뱀에게 물려 다시 그의 별로 돌아가는것이더군요..)


그리고 "나"역시  도저히 고쳐질 것 같지 않았던 비행기를 고쳐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되고, 헤어진 어린왕자와의 아름답고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미어지는 추억을 잊지 않기 위해 어린왕자의 이야기를 독자인 우리들에게 들려줍니다. 


별들은 보이지 않은 한 송이 꽃 때문에 아름다운 거야..

나는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그 여우가 떠올랐다.
누군가에게 길들여졌을 때에는 울게 될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것이다..


4. 삶 속에서 만나는 친구(뱀, 여우, 화자인 "나"같은 어른..)


책은 이렇게 마무리가 됩니다. 


어찌어찌 쓰다 보니 줄거리가 꽤나 길어졌네요..(책은 얇은데, 줄거리는 길어져버린 이 아이러니는 어찌할까요--;;그래도 책 속의 소중한 글귀들은 포기할 수 없습니다.)


어린왕자를 읽으면서, 어른인 저의 모습을 하나하나 돌아보게 됩니다. 


어린시절 권위적인 어른들이 그렇게 싫었건만..그 권위적이며, 지시와 명령을 시도 때도 없이 하는 어른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린왕자가 마주했던 여러 별에 살고 있는 어른의 모습이 지금의 나의 모습이 아닌가 한편으로는 씁쓸해집니다.(나의 순수의 시절은 이렇게 사라져버린걸까요..)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앞만 보고 살아온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어린왕자의 책 속에는 장미꽃, 뱀, 여우, 어른인 "나"등 어린왕자의 다양한 친구가 등장합니다.


살아가면서 나의 어린아이들도 여러 만남을 마주하게 되겠죠. 

누군가에게 길들여지기도 하고 헤어져 아파하기도 하겠죠. 

그 과정 속에서 존재의 소중함에 대해, 만남의 기적에 대해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구별에서 살아가는 동안 "만남"이라는 이 우연의 기적 속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눈과 각박해지지 않는 따뜻한 시선을 놓치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제대로 된 어른이 된다는 건 무엇일까요? "나"는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 걸까요?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길들인 장미꽃에 책임이 있다고 충고해 주었듯이, 어른이 된다는 건 "책임"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책임 때문에 어린왕자는 그가 상처 받았지만 사랑한 장미꽃을 그리워하며 그의 별로 다시 돌아간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밤하늘의 별을 바라다보며, 어느 별엔가 살고 있을 어린왕자에게  나직이 묻고 싶습니다. 


지금은 너무도 많은 도시의 불빛들에 가려져 별조차 보기 힘든 밤하늘을 가끔씩은 고개 들어 바라보려 합니다.

그리고 나의 아이들 역시 핸드폰이나 컴퓨터의 모니터에서 눈을 떼고, 때로는 밤하늘의 별 하나를 찾아볼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그래 맞아 집이든 별이든 사막이든, 그걸 아름답게 해주는 것은 보이지 않는 거야..
-어린왕자 중-

사람들은 저마다 급행열차에 몸을 싣지만 정작 자기들이 
무얼 찾으러 가는지 모르고 있어. 안절부절못하며 돌아다니지만 
결국은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어
-어린왕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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