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 Discovery
네이밍은 늘 새로움을 접하는 일이다.
제품 및 사업에 대한 공부는 당연하고,
출시될 브랜드가 지금 쓰이는 소비자의 언어로 표현되어야 함을 늘 고민한다.
네이밍은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그 전에 중요한 건 '단어의 발견'이다.
많은 이들이 질문한다.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 각자의 방법으로 도움을 받을텐데 내겐 그 도움이 바로 '잡지'다.
'웹상에 정보가 넘치는 마당에 종이로 된 잡지를 굳이 사서 봐야해?'라는 생각이 많은 잡지를 폐간하고
휴간하게 했다.
그런데 반대로, 각자의 매력을 담은 매거진들이 새롭게 탄생하고 취향을 나누며 잡지는 또 다른 사랑을
받고 있다.
어쩌면 잡지는 '큐레이션'의 시작이었고, 정보에 묻혀사는 지금 더 빛을 발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잡지에서는 각 분야의 정보는 물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볼 수 있고
무엇보다 '지금' 쓰이는 단어와 문장,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 듣는다.
비단 텍스트뿐 아니라, 레이아웃과 이미지 등에서도 영감을 얻고, 잡지를 보고있는 중엔 늘 메모가
함께한다.
서점에 들렀을 때도,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은 잡지 섹션이다.
오픈이 불가하도록 비닐 포장이 되어있는 잡지들도 많기에, 각 잡지들은 표지로 저마다의 개성을 뽐낸다.
세련된 레이아웃과 이미지로 눈을 빼았지만,
'이 잡지는 어떤 주제의 잡지입니다' 라고 존재감을 어필하는 건 역시 이름이다.
하나하나 정성으로 작성한 콘텐츠들을 대표하는 잡지의 이름. 발행인들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덕분에 잡지 가판대는 이름만으로 매력이 넘친다. 그러한 몇몇 잡지를 소개한다.
- 일과 가정의 균형을 지키며 삶을 꾸려가는 용감한(bold) ‘모던 파더’들을 위한 잡지
- 건축재료 매거진. 순우리말 '재료'를 뜻하는 감
- 행복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담는 잡지
bear 참다. 견디다. 지탱하다 / 곰, 강한 사람
- 소셜벤처 기업 제로마켓 발행 잡지
Small, Slow, Sustainable, Socil Life의 한 글자씩 따고, '쓸 수 있는 자원에 대해서 생각한다'
- 로컬숍 연구 잡지로 broad + locally 의 의미일 것으로 생각한다
- '책보다 짧고 논문보다 쉬운' 민음사의 인문 잡지
1편과 다른 한편의 의미를 중의적으로 담아 인문 잡지의 성격이 드러난다.
- 필름사진으로만 구성된 Film Photography Magazine
hep은 최근의 사정에 밝은, 내막을 잘 아는 뜻의 단어이지만,
의미보다 표기와 발음에 매력을 둔 제목으로 느껴진다.
- 본질을 찾아 조각내고 모으고 연결하는 어피스오브스튜디오가 만드는 매거진
보이지 않는 면을 볼 수 있게 하고 보이는 면은 더욱 새롭게 보게 할 것이라는 의도와 매칭되는 이름
- 평범한 것이 가장 특별하다는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잡지
그들이 가장 궁금해 할 관심사,사회현상, 생활과 밀접한 키워드를 주제로 발행한다.
대부분 어렵지 않은 단어. 짧은 이름이다.
그러나 충분히 매력적이고, 그들의 콘텐츠를 집약해놓은 하나의 브랜드다.
얼마나 많은 고민 후 탄생한 이름일지 가늠되기에, 박수를 보낸다.
잡지 이름뿐 아니라 각 콘텐츠의 제목 역시 영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나 역시 잡지 목차를 보며 아이디어에 큰 도움을 받는다.
소개한 잡지 모두 제목만 알리기엔 아쉬울만큼 흥미로운 콘텐츠들이 가득하다.
정보 과다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취향 저격의 읽을 거리를 제공해주고 있는 매거진.
앞으로도 다양하고 개성있는 매거진의 탄생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