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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육공컴퍼니 Oct 24. 2023

춘추전국시대, 소주 브랜드들의생존전략

360 Discovery

춘추전국시대, 소주 브랜드들의생존전략            

이제는 소주 1병에 6천원인 시대,


“부어라 마셔라”의 시대는 저물고 술이 문화이자 라이프스타일인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우리 생활 속 술 트렌드는 그저 반짝 유행하는 술 브랜드를 떠나 안주와 숙취해소제 제품을 넘어,


이제는 음주 스타일과 술을 마시는 공간 트렌드,


그 속의 경험 콘텐츠와 SNS 트렌드까지 주도하며 아우릅니다.







그 중에서도 참이슬, 처음처럼을 중심으로 난공불락 고요하던 소주시장이


새롭게 돌아온 진로이즈백, 전통소주를 힙하게 재해석한 원소주를 중심으로 대단하게 요동쳤습니다.




이제는 ‘즐기는 술’로서의 우리 술,


소주브랜드와 트렌드의 변화를 360컴퍼니와 함께 알아보시죠!







오랜 시간 중장년층의 술이었던 이른바 “센 술”, 소주


롯데칠성의 ‘새로’가 출시 이후 올해 1월까지 누적 5000만병을 판매하는 오늘날,


이런 얘기는 이제는 옛말처럼 느껴집니다.




홈술, 헬시 플레져 트렌드로 인해 섞음주*가 인기를 얻으며


소주 또한 기존처럼 무분별하게 소비되는 것이 아닌


위스키, 와인처럼 원재료의 맛과 향을 즐기도록 발전하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섞음주, 헬시 플레져를 위한 소위 “저도수 소주의 시대”를 연 것은 바로,


하이트진로의 두꺼비 소주, 진로이즈백입니다.



*(가볍게, 개성에 따라 다양하게 즐기려는 술 시장의 새로운 니즈에 대응하는 트렌드로, 


만드는 과정 자체가 콘텐츠이며 이는 취미이자 문화생활이 되었습니다.)




때마침 불어온 뉴트로 열풍에 맞춰


진로소주는 과거 모습을 디자인을 재현한 이형병으로 돌아옵니다.


소주의 상징이던 초록병을 탈피한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으며,


동시에 오묘한 푸른빛의 맑은 병으로 젊은 세대의 미적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습니다.




진로 성공전략




출시 3년만에 누적판매 10억병을 돌파한 두꺼비 소주 ‘진로’는


1초에 11병이 팔리며 ‘참이슬’과 함께 하이트 진로의 대표 소주 브랜드일 뿐 아니라


소주 시장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진로소주가 성공적으로 귀환할 수 있었던 이유, 무엇일까요?






진로소주는 옛 진로소주의 향수를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뉴트로 트렌드에 편승하여 젊은 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원조가 돌아왔다”, 바로 “이즈백”이라는 슬로건을 사용했습니다.


쉬우면서 볼드한 “이즈백”은 곧 캠페인 슬로건을 넘어


브랜드 네임처럼 시장 내 존재감을 떨치며 제품이 빠르게 확산되는 것에 이바지했습니다.




이는 제품의 헤리티지를 전달함과 동시에 소비자들이 실제 구매에서 브랜드 네임처럼 활용,


이를 통해 전에 없던 소주 문화 트렌드를 창출하는 것이었습니다.


진로소주의 헤리티지, 한껏 뉴트로한 그 감성을


소비자가 주문하면서도 느낄 수 있는 콘텐츠화한 것입니다.





진로이즈백은 기존의 초록색 소주병을 탈피했을 뿐 아니라,


소주를 대표하던 17도를 깨고 16.9도로 출시,


0.1도의 차이로 다른 소주 브랜드들이 넘지 못하던 “저도수”의 벽을 허뭅니다.




이는 섞음주, 헬시 플레져 트렌드와 맞물려


소주 시장 내 저도수 트렌드를 폭발적으로 리드하는데,


이는 진로이즈백 이후 출시된 수많은 저도수 소주 제품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즈백의 슬로건이 앞세우듯 이즈백의 저도수에서 오는 “초깔끔함”은


젊은 여성타깃층을 사로잡아 자연스레 “가벼운”, “젊은” 이미지를 확보했습니다.





진로소주의 판매전략 또한 타 소주 브랜드들과 결이 달랐습니다.


과거 진로소주를 대표하던 두꺼비를 캐릭터화, “두껍”을 적극 활용해 대중에게 친근하고 영하게 접근했습니다.




3D 캐릭터의 스토리텔링을 담은 CF 시리즈,


캐릭터가 주도하는 다양한 유튜브와 SNS 영상 콘텐츠,


기존에 없던 캐릭터 전용 굿즈 판매와 팝업스토어 형태를 차용한 공간 캠페인이 그것입니다.




이는 소주에 대해 “취할 때만 접하는 술”이라는 인식을 깨고


“일상에서, 여가 시간에 취하지 않고 즐기는 또 하나의 ‘브랜드 콘텐츠’”라는 새로운 인식을 만들어냈습니다.







원소주 성공전략




술과 음료를 다양하게 조합해 즐기는 섞음주, 즉 믹솔로지 트렌드가 대세로 자리잡으며, 증류식 소주 역시


1) 희석식 소주에 비해 독특하고 풍미 있는 맛과 향


2) 20도 이상의 높은 도수를 가졌지만 깔끔하고 깨끗한 술임을 주목 받아


섞어 먹기 좋은 주종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22년 주류 최대 히트상품이라면 증류식 소주인 원소주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뉴트로를 넘어 ‘우리 것’인 소주를 원소주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해 


전통을 MZ다운 힙함과 페어링한 소주 브랜드입니다.


그리고 원소주는 이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 런칭부터,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즐기려는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원소주는 초기부터 외수용으로 해외시장을 노린 제품이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외국인에게 발음이 용이하며


한국어, 영어 모두 여러 뜻을 중의적으로 내포한 네임을 고민해 “WON”소주 네임을 착안했습니다.




네임에 다중적인 의미를 담아 술을 마시기 전, 술의 이름을 접한 순간부터


고객들은 각자의 개성이 담긴 해석과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것입니다.


이 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브랜드 슬로건 “미래를 WON하여”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1 one / 원하다 want / 이기다 won).




캐치한 한음절 네임 그리고 네임의 다중적인 의미에 담긴 스토리텔링은


각자의 개성과 의미부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일반적인 스테인리스, 오크 통에 숙성하면 one of them일 뿐이지만,


극소수의 브랜드만이 선택한 옹기 숙성을 택한다면 no.1의 자리를 노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원소주가 택한 제품 특성 중 하나입니다.




원소주는 이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 런칭을 성사시키기 위해 셀럽 박재범이 직접 약 1년 반 동안 매주 소주 장인들을 만나본 점,


브랜드 차원에서 지역 쌀을 대량구매해 농민들과의 상생을 도모하고


임직원들이 직접 농사를 짓는 등 원소주만의 차별점을 적극적으로 알렸습니다.




그리고 브랜드의 이런 적극성과 차별점 하나하나가 원소주만의 진정성에 대한 스토리가 되었습니다.




더욱이 한국 고유의 전통 패턴(자개, 건곤감리)을 힙한, 힙합 감성으로 재해석해 제작한


원소주 라벨지는 스티커로 활용해 노트북에 부착할 수 있는 점 등,


유니크하고 감성적인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에 진심임을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초기부터 고객과 직접적인 접점을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만큼


원소주의 마케팅과 판매전략에는 일관성이 돋보입니다.




전통주로 만들어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점을 이용해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로 화제성을, 온라인 판매로 매출 확장성을 꾀했으며


MZ세대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공간이 편의점임을 간과하지 않고


GS25와의 독점적인 콜라보로 판매처 또한 브랜드에 의해 “셀렉”된다는 인식을 만들었습니다.




소주를 사기 위해 여느 매장이 아닌 복합문화와 럭셔리를 표방하는 더 현대 서울점에서 오픈런을 하고,


우리의 전통소주를 여느 양주들처럼 디제잉과 함께 파티에서 힙하게 즐길 수도,


유명 게임과의 콜라보를 통해 다른 여가문화와도 유연하게 페어링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팝업 전략을 펼쳤습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그야말로 소주 춘추전국시대였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히트소주하면 진로이즈백, 원소주만 기억나는 걸까요?


금복주 제로 투, 대선 다이아몬드소주, 무학의 청춘소주 등등


정말 많은 소주 브랜드들이 신규 출시되거나 리뉴얼되어 돌아왔었습니다.




시장을 압도하지 못한 소주 브랜드들, 무엇이 달랐을까요?





금복주의 제로투 소주는 꾸준히 핫했던 ‘과당 제로’, ‘블랜딩’ 등을 내세우며 시장에 야심차게 진입했습니다.


MZ세대 공략을 위해 광고모델로 유명 여아이돌 멤버와 여행유튜버를 내세웠으나


평이한 마케팅, 원소주와 동일유사한 병 디자인이 패착으로,


반년 이상 차이나는 후발주자인 제로투 소주는 


원소주의 성공에 올라타려는 아류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구도가 형성됐습니다.





대선 다이아몬드 소주는 푸른병 디자인 후발주자로 70년대 라벨을 재현해 출시했습니다.


경쟁사 대비 약 60원 이상 낮은 출고가, 새로운 금형에 디자인을 입힌 이형병으로


높은 원가부담을 떠안고 마진을 포기하는 대신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불태웠으나


이미 진로이즈백이 레트로 시장을 장악한 상태에서 시장 내 하이라이트를 오래 차지하지는 못했습니다.





무학의 청춘소주는 이들 중 가장 적극적으로 레트로함을 내세운 케이스입니다.


진로이즈백과의 차이점이라면 원색적인 레드 컬러를 사용하여 


뉴트로보다는 투박한 레트로 느낌에 주력한 것이 특징입니다.


2006년 저도수 소주 시장을 개척했던 무학임에도 불구, 17 아래 16.9도 시장을 진로이즈백이 선점하며


브랜드 헤리티지이던 “순한 소주” 이미지에서마저 밀려나고 말았습니다.





이들은 모두 시장 내 기업브랜드의 기존 입지가 있음에도 불구,


그들만의 스타일과 문화를 창출하지 못하고


시장 트렌드를 주도한 진로이즈백과 원소주를 1차원적으로 재해석한 “트렌드 팔로워”에 그쳤습니다.


진로이즈백과 원소주의 성공요인은 빗겨간 채, 뉴트로 혹은 MZ세대 트렌드를 뒤쫓기만 하여


그들만의 독자적인 포지셔닝을 확보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진로이즈백과 원소주가 이룬 성공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첫번째, 브랜드 네임을 실사용할 타깃층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네임에서부터 브랜드성이 느껴지도록 전달했습니다.






두번째, 이들은 각각 희석식 소주, 증류식 소주 시장 내 이미지를 적극적이고 파격적으로 탈피했습니다.


진로이즈백은 17도 이하로 떨어지지 못하던 소주 도수의 벽을 부숨과 동시에


“초깔끔한 맛”으로 저도수, 섞음주 트렌드에 편승하였고


원소주는 낯설고 어렵게 한잔씩 마시던 전통소주 이미지를 역으로 공략, 


힙한 이미지로 외국의 위스키, 보드카처럼


단독으로도 섞음주로도 맛있는 술이라는 이미지로 바꾸어 냈습니다.





단순히 연예인을 기용한 CF, 시음이벤트 정도만 진행하던 기존 소주브랜드들과 다르게


브랜드만의 요소를 집중강화(두껍 / AOMG)하여 이를 공간, 콘텐츠적으로 풀어냈습니다.


마실 때만 접하던 술을 넘어 마시지 않고서도 문화로써 즐길 수 있도록 하여


직접적인 주류 판매 외 굿즈 판매를 유도,


이후 이러한 굿즈 구매와 사용, 그 외 관련 문화경험이 주류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도록 했습니다.







수많은 소주 브랜드들 사이에서 우뚝 선 진로이즈백과 원소주가 보여주듯,


유명 셀럽이 모델인 소주, 컨셉이 조금 특이한 소주 등 ‘펀슈머’ 브랜드


그리고 그 브랜드만의 또 다른 문화를 만들어내는 브랜드의 차이를 소비자들은 알 수 있습니다. 




이제는 그저 마시고 취하는 술에 그치지 않고 경험하는 문화,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된 소주.


소주로 상상할 수 있는 일들, 경험할 수 있는 일들이 앞으로도 기대가 됩니다.




소주 시장을 통해 살펴본 시장을 리드하는 브랜드들의 특성, 즐거우셨나요?


다음 시간에 더욱더 재미있고 인사이트 있는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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