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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육공컴퍼니 Nov 23. 2023

영화 마케터가 바라본 슬램덩크 성공의 비밀병기; 팬덤

360 Discovery


팬덤: 어떠한 분야를 열성적으로 쫓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팬덤은 아이돌이나 배우 등 연예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팬덤은 연예인이라는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사람들의 취향과 관심사에 따라 

영역이 무한하게 확장되며 성공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팬덤을 만들어 낸 슬램덩크 마케팅


1990년대를 풍미했던 레전드 스포츠 만화 ‘슬램덩크’의 첫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2023년 1월 개봉 이후 식을 줄 모르는 인기로 장기 흥행하며 누적 관객 수 470만을 돌파했습니다. 

마니아들의 영역으로 평가받았던 일본 애니메이션 장르에서 이례적으로 영화의 탄탄한 팬덤이 구축되었고 

‘신드롬’이라고 일컬을 만큼의 흥행과 화제성을 보여줬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의 ‘입덕’을 유발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마케팅 전략은 무엇이었는지, 

영화 마케터의 시선에서 찾아봤습니다.


1. NOSTALGIA


1020에게는 생소할 수밖에 없는 ‘슬램덩크’이기에 

초기 전략은 원작을 잘 아는 3040을 타겟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었습니다. 


개봉 기념 발매된 만화책 ‘슬램덩크 챔프’

원작의 베이스가 되는 이야기들을 엄선하여 출판된  ‘슬램덩크 챔프’는 3040의 향수를 자극하며 

발매 이후 새해 첫날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해 슬램덩크의 여전한 영향력을 보여줬습니다.



만화책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으로 슬램덩크를 즐겼던 사람들의 취향을 저격할 만한 이벤트도 열렸습니다.

“뜨거운 코트를 가르며~”

슬램덩크를 모르는 사람들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TV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의 주제가 ‘너에게로 가는 길’.

가수 박상민이 직접 라이브로 이 노래를 불러준 “CRAZY FOR YOU” 상영회는 

첫 소절부터 3040의 떼창을 유발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만들었고 이로 인해 MZ에게도 입소문이 퍼지면서 

상영회가 거듭될수록 어린 연령의 관객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2. MERCHANDISE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서 가장 큰 ‘입덕 포인트’는 바로 굿즈를 활용한 마케팅이었습니다.


장기 흥행을 하는 동안 개봉 19주 차까지 매주 새로운 굿즈를 공개했고 

새로운 굿즈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감은 곧 ‘N차 관람’으로 이어졌습니다.                    



장기 흥행이 이어질수록 포스터, 포토카드, 극장별 시그니처 굿즈 등 

주인공 5명의 비주얼을 다양하게 보여주면서 사람들이 굿즈를 수집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고민하며 

30종 이상의 굿즈를 제작했습니다.                    



관객들에게 특히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캐릭터 PET 스탠드는 일본으로 역수출되어 

현지 관람객들에게 배포되기도 했습니다.



영화를 관람하고 굿즈를 수집하는 것은 

슬램덩크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놀거리로 팬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퍼져나갔고 

이는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3. INTERACTION


개봉 이후 관객들 사이에서 생생한 연출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자 

팬들이 진짜 경기를 보듯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응원 상영회를 열었습니다.                     



조용하게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 일반적인 영화관의 에티켓이지만 

이번 상영회에서만큼은 응원봉과 플래카드를 들고 마음껏 선수들을 응원하고 환호하며 

상영회를 찾은 팬들과 함께 카타르시스를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고자 개최한 ‘슬램덩크 페스티벌’.

애니메이션에서 이례적으로 국내외 성우들의 무대인사와 

OST를 부른 일본 밴드 ’10-FEET’의 내한과 라이브 이벤트까지, 단순히 눈과 귀로 즐기는 영화에서 나아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들로 마치 관객들이 영화 속 일부가 된 듯한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4. COLLABORATION


영화 개봉 초반에는 향수를 자극하는 전략을 펼쳤다면, 

인기가 이어질수록 MZ세대로 타겟을 확장하기 위해 YOUNG한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추진했습니다.



[PHOTOMATIC]


MZ세대의 필수 코스라고 불리는 네 컷 사진관.

가로수길 포토매틱 부스에서의 팝업을 오픈하여 농구장으로 꾸며놓은 팝업 공간과 함께 

한정판 4컷 프레임을 출시했습니다.



[SMITH & LEATHER]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어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스몰레더 브랜드 스미스앤레더와의 콜라보레이션 제품들도 출시되었습니다. 

카드 지갑부터 핸드폰 케이스 등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었고 

원하는 캐릭터의 등번호가 새겨진 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팬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소비자 반응 및 팬덤 형성


이렇듯 다양한 마케팅을 실시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 이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1. 관람 연령 확장


1020까지 입소문이 퍼지고 MZ세대를 공략한 본격적인 마케팅이 시작되자 20대의 관람 비율이 급증했습니다. 조용하고 꾸준하게 영화를 소비하던 3040과 달리 20대 관람객이 유입되면서 팬덤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팝업 스토어를 방문하기 위해 오픈런하는 모습, 영화에 대한 생생한 후기, N차 관람 인증 등을 

SNS상에 업로드하며 자연스러운 바이럴 마케팅이 이뤄졌습니다.


2. 영화 팬덤 형성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입덕’한 팬들은 스스로를 ‘슬친자’라고 칭했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재관람하거나 굿즈를 구매하는 등 소위 ‘덕질’이라고 하는 활동을 ‘농놀’이라고 부르며 

신조어까지 탄생시켰습니다.

개봉 이후 점점 거세지는 팬들의 화력에 개봉 24일 차에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 역주행 신화를 이뤘고 

이후 19일 연속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팬덤의 활약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슬친자: 슬램덩크에 미친 사람

*농놀: 농구 놀이


3. 팬덤 효과


‘슬친자’들은 전국 어디에서나 활발하게 활동했습니다.

서울에서 실시한 이벤트에 참여할 수 없었던 지방의 팬들은 극장을 대관해 직접 응원 상영회를 열었고 

팬들은 온라인상에서 굿즈를 자체 제작하고 팬아트를 업로드하며 2차 창작물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주인공인 정대만의 생일에는 아이돌만 한다는 지하철역 생일 광고가 신촌역에 등장해 

여느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러한 팬들의 활동은 비공식적이었지만 강력한 홍보 효과를 보여주며 

영화에 대한 많은 이들의 관심을 이끌었습니다.




브랜드의 팬덤을 위해서는?


이러한 슬램덩크의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들을 브랜드의 팬덤에 있어서 적용해 보려고 합니다.



1. 지속적인 콘텐츠 생성


슬램덩크가 기존의 영화들과 다르게 하나의 팬덤을 구축할 수 있었던 이유는 

‘슬램덩크’라는 콘텐츠 하나로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눈과 귀로 즐기는 영화에서 시작해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굿즈, 

많은 사람과 함께 환호하며 즐길 수 있는 라이브 이벤트까지, 

‘슬램덩크’의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 하나로 다양한 즐길 거리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배달의민족은 자사의 팬덤 ‘배짱이’ 출범 이후 브랜드 굿즈를 출시하거나 

팬들이 직접 참여하는 응모전 등 계속해서 팬들에게 놀거리를 제공해 팬들을 유지시켰습니다. 

이렇듯 브랜드를 계속해서 소비하고 싶도록 유도함으로써 

브랜드와 팬 사이의 관계성을 더 견고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2. 커뮤니티


팬덤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공통 관심사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아이돌 팬덤과 마찬가지로 슬램덩크의 팬덤 역시 트위터를 중심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같은 관심사의 사람들이 트위터를 통해 만나 정보를 공유하면서 팬들의 소속감과 유대감을 키웠고 

자신이 직접 제작한 팬아트나 굿즈 등을 공유하며 자발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한 것입니다.                    



나이키의 경우 기존 SNS가 아닌 자체적인 커뮤니티로 팬들 간의 소통의 장을 만들었습니다. 

NRC(나이키 런 클럽)는 나이키의 런닝 커뮤니티로 운동을 기록하는 애플리케이션이자 

클럽에 가입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이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 간의 유대감을 구축하면서 나이키 자체와의 직접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3. 타겟팅


팬덤을 구축하는 데에 있어서는 명확한 타겟을 향한 전략들이 더 효과적입니다. 

슬램덩크의 경우, 3040을 시작으로 1020까지 타겟 연령을 점차 확장하는 전략이었습니다. 

그래서 3040의 향수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들을 활용했고, 

MZ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1020까지 영역을 확장해 나갔습니다.


이렇듯 팬덤을 생성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만족에 집중하기보다는 

명확한 타겟을 설정하고 그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10명의 팬만 잘 확보한다면 그들은 100명 못지않은 화력을 보여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4.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마지막으로 팬덤 구축을 위해서는 브랜드와 소비자들 간의 활발한 소통이 필요합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경우, 

영화 리뷰나 SNS상에 관람객들이 남기는 반응을 파악하여 이를 반영한 추가적인 이벤트를 추진했습니다. 

장기 흥행이 이어지며 국내 더빙 버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자 성우를 활용한 추가적인 이벤트를 열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 수 있었습니다.




기업이 소비자들의 이야기를 진정으로 듣고 있다는 것이 와닿을 때 팬덤은 만들어집니다. 

브랜드와 소비자의 신뢰가 쌓이고 견고해졌을 때 팬덤이 만들어지고, 

팬들은 자신이 기업의 일부라는 일체감을 느끼면서 

브랜드와 팬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팬들은 단순히 열렬히 소비하는 것에서 그치는 소비자들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자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가면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해 기업의 핵심 전략으로 그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브랜드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브랜드의 가치를 알아봐 주고 브랜드의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지지해 주는 팬덤의 유무는

브랜드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 만큼, 

본격적인 브랜드 팬덤의 구축을 위해 앞으로 다양한 브랜드에서 선보일 

신박한 전략들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기업도 '덕후'가 필요하다 - 브랜딩 관점에서의 팬덤 (brunch.co.kr)

새해 첫날 베스트셀러 1위 ‘슬램덩크 챔프’… 영화·드라마 연계 도서 인기 < 출판·문학 < 문화 < 기사본문 - 천지일보 (newscj.com)

찐팬을 골라내는 법…팬덤은 마케팅보단 비즈니스 전략이다 | 한국경제 (hankyung.com)

나만의 브랜드가 모두의 브랜드로, 팬덤 마케팅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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