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은 눈부시게 쏟아지고 바람은 살랑거리는데, 누군가에게는 그런 일상의 한가운데에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거칠게 찍힌 붓자국처럼 마음에 새겨진 ‘낙인’이 바로 그것이죠. 우리는 종종 타인의 과거를 너무 쉽게 단정하고,
단 몇 줄의 기록만으로 그 사람의 현재와 미래까지 재단하는 실수를 저지르곤 합니다.
최근 배우 조진웅 씨를 둘러싼 논란처럼, 대중의 관심을 받는 이들에게는 과거의 그림자가 유난히 또렷하게 떠오릅니다. 소년 시절의 실수 하나가 수십 년이 흐른 뒤에도 다시 꺼내져, 지금까지 쌓아 온 모든 성취와 노력을 한순간에 흔들어놓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소년법 제1조 '목적'>에 대한 생각
"소년법이 품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염원은, 아직 여물지 않은 청춘들이 혹여 반사회적 행동의 늪에 빠졌다 하더라도, 그들에게 다시금 올바른 성장의 길을 열어주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고 해요."
누구나 어린 시절에는 미성숙함에서 비롯된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그 실수가 법을 넘는 잘못이 될 수도 있죠. 물론 그런 잘못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져야 하며, 피해를 입은 이들의 상처 역시 말로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죗값을 치른 이후의 삶에 남겨진 ‘낙인’입니다. 요즘 교도소에서도 사회로의 건전한 복귀와 갱생을 돕는 다양한 제도와 프로그램을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이는 누구나 잘못을 만회하고 새 출발을 할 기회가 필요하다는 우리 사회의 공감과 합의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한 번 새겨진 낙인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습니다. 과거의 한순간이 그 사람의 모든 시간과 노력을 송두리째 잠식해 버리고, 그동안 쌓아온 삶의 탑마저 단숨에 무너뜨립니다. "소년범"이라는 꼬리표가 평생을 따라붙어,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길을 가로막는 경우도 많습니다. 과연 우리는 누구에게나 티 없이 완벽한 과거만을 요구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겉으로는 용서와 회복을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남몰래 차가운 눈길로 심판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소년법 제68조 '보도 금지' 조항>의 해석
"그래서일까요? 이 법은 보호사건이나 형사사건에 얽힌 소년의 성명, 나이, 직업, 심지어는 외모까지도, 사건 당사자를 짐작게 할 만한 일체의 사실이나 사진을 언론에 실어 세상에 드러내지 못하도록 강력히 금지하고 있어요. 만약 이를 어기면 엄중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하며, 어린 영혼들을 보호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죠."
낙인은 단순한 사회적 불이익을 넘어, 그 사람 자체를 움츠러들게 만들고 매 순간 좌절로 내몰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과거에서 벗어나 새롭게 살아보겠다는 간절함조차 사회의 차가운 시선 앞에서 쉽게 힘을 잃곤 하죠. 이것은 단지 개인의 아픔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고 배제의 벽을 더욱 높이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모습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과거의 잘못을 무작정 덮고 모두 용서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진심으로 바라는 것이 누군가의 변화와 성숙, 그리고 건강한 사회라면, 지워지지 않는 ‘낙인’이라는 그림자만을 들이우기보다는 그 속에서도 다시 빛을 찾을 수있도록 따뜻한 시선과 기회를 건네야 하지 않을까요?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오래된 격언처럼, 우리는 한 사람의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노력과 앞으로의 가능성까지 볼 줄 아는 시선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또 누구나 다시 일어설 수 있어야 하는 거니까요. 누군가에게 그 기회조차 박탈하는 것이 진정한 정의인지, 아니면 우리 사회가 눈감고 지나치는 또 다른 잘못인지, 우리는 한 번쯤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낙인에 숨어 지내는 대신, 다시 세상 앞에 나설 용기를 응원해 주는 사회, 그런 빛이 있는 곳을 함께 꿈꿔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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