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타명리 Jun 13. 2024

다 가진 니가 무슨 우울증이야!

내 사주로 타인을 바라보는 내 시선의 치우침 이해하기


우리에게 발생하는 고통과 번민의 대부분은 대인관계에서 기인한다. 가장 고통스러운 상황은 부모와 자식, 형제와 자매, 혹은 오랜 연인처럼 관계를 쉽게 끊어낼 수 없는 사람들과의 어려움이다. 무 자르듯 잘라낼 수 없는 대인관계는 인간을 헤어 나올 수 없는 고통의 나락으로 몰아간다.범람하는 다양한 대인 관계 이론들은 타인을 특정 악성 부류로 분류하고 배척하는 단호한 처세를 권유한다.물론 명징한 관계의 선을 그어 단절을 단행해야 하는 관계는 분명히 존재하며, 함께 하면 할수록 나와 상대 모두 퇴행하고 마는 불행한 관계도 존재한다.



이때 발생할 수 있는 흔한 오류는 타인을 절대 악으로 설정하고 나 스스로를 절대적 피해자의 입장에 세우는 경우이다.물론 관계에서 발생하는 특정 사건에 대한 분명한 피해사실이 존재할 수 있지만,오직 선과 악, 옳고 그름, 이해득실로 관계를 판단하는 태도는 타인에 대한 불신과 선입견을 키워 스스로를 관계로부터 영원히 단절시키는 불행한 결과를 낳기 쉽다.설사 반드시 끊어내야 하는 악성 관계일지라도, 사건에서 한 발짝 물러나 상대와 나를 객관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 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관계 속의 나의 모습, 관계 속의 타인의 모습을 ‘마치 스크린 속 한 장면’처럼 관찰차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다면, 이분법적으로 나뉜 납작한 관계의 구성이 입체적으로 다각화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드라마 혹은 영화 속 다양한 인물들이 각자의 캐릭터와 이야기 속 서사와 맞물릴 때, 비로소 주인공과 함께 공감하며 감동을 자아내는 이치이다.


여 에스더 1965년 5월 11일



을목 일간이 월지 사화 상관을 두었다. 월지 상관은 일지 축토 편재를 생하고 일지 편재는 월간 신금 편관을 생한다. 상관생편재, 편재생편관을 이루어 사회적 생산활동에 필요한 식재관을 고루 활용 가능한 다재다능한 명조이다. 일간과 같은 비견 을목이 연간에 있지만,지지에 뿌리를 내리지 못 한 신약 명조이다. 신약 한 일간을 돕는 목 비견, 수 인성이 억부 용희신이다.



대구일보 사주이자 대구. 경북지역의 경제계 거물인 여상원의 손녀로 부유한 집안 출생이며, 서울대 의대 진학 후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한다. 학위 취득 후 병원을 개원하였으며, 2009년에는 (주)에스더포뮬러를 설립하여 연매출 500억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시킨다. 그녀는 심각한 우울증으로 인하여 수년간 고통받은 과거를 고백한다. 대중의 시선에서 그녀는 무엇하나 부족할 것 없는 부유한 집안에서 출생하여, 최고의 학업적 성취뿐만 아니라 사업적 성취 및 유명세(명예)까지 얻은 엘리트임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남편과 심각한 부부갈등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미국 유학 중인 두 아들 또한 문제를 일으킨 바 없으니 말이다.



그녀의 사주 구성을 살펴보면 상관, 편재, 편관으로 순환하는 구조이며,이들은 모두 겁재 계열의 십신들이다. 생존 에너지에 해당하는 비견 계열의 십신인 식신, 정재, 정관, 정인이 나의 생존에 유리한 섭식(식신), 생존자원확보(정재), 안전성(정관)에 명주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외부를 향한 공포와 경계심에 해당하는 겁재 계열의 십신인 상관, 편재, 편관은 외부 시선을 의식한 우월성 과시(상관),영향력 확장(편재), 외부통제 및 권력(편관)에 명주의 관심이 집중된다.여에스더의 월지는 '능력을 뽐내어 과시'하는 기질의 상관이다. 월지 상관은 '소속 공동체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편재로 흐르고(상관생편재), 편재는 다시 권력 의지인 편관으로 흐른다.(편재생편관)



실제 여에스더는 직원들에게 월세 400만 원이 넘는 청담동 기숙사 제공 및 70만 원이 넘는 관리비까지 지불할 만큼 완벽한 직원 복지를 제공한다. 그러나 직원들의 다이어트 및 옷차림에 관여하여 구설에 오른다. 여에스더는 집을 방문한 직원을 ‘너’라고 부르며 ”어제 또 술 마셨지?”라고 추궁을 시작했다.″완전히 부었다. 너희는 지금 두 턱”이라고 삿대질과 함께 외모 비하를 일삼는 여에스더는 ”미안한데 너 자꾸 살찌고 있는 것 같아”라고까지 말해 듣는 이들을 탄식하게 했다.이 순간 장윤정이 핵심을 찌르는데, 장윤정은 ”결국 본인 자랑을 하려는 것”이라고 했고 이후 상황은 장윤정의 말처럼 흘러갔다.

(기사참조)



비견 계열의 십신, 소위 길신이라 불리는 식신, 정재, 정관은 그 기준이 '자신'이기에,나의 생래적 만족과 안정을 추구한다. 반면, 겁재 계열의 소위 흉신으로 불리는 상관, 편재, 편관은 그 기준이 '외부'이다. 이들에겐 타인의 시선에 비추는 나의 이미지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명리학 용어인 길신과 흉신의 이분법적 분류로 인하여, 길신과 흉신을 선과 악,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판단하기 쉽지만, 이는 명리학 이론이 정립되었던 절대 왕정 시대의 시선이다. 길신과 흉신은 상대적인 개념일 뿐이며,사주가 길신(비견계열)으로 이루어진 명주의 시선에는 흉신이 가득한 명주가 잘난 척하고 오지랖 넘치는 인물로 비추기 쉬우며, 사주가 흉신(겁재계열)으로 구성된 명주의 눈에 길신이 가득한 명주는 자기 안위와 이익만 챙기려는 이기적이고 소심한 인물로 보일 수 있다.모든 가치판단은 현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여 에스더는 훌륭한 집안, 학업적 사업적 성취를 모두 이루어 무엇 하나 부족한 것 없는 인물이지만, 명리학적 시선으로는 타인의 눈에 자신이 어떻게 보일 지를 염려하여 신경쇠약에 시달리는 가엾은 여성이다.

(사주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겁재계열 십신으로 지나치게 치우쳐 있다)그녀는 이상적 자아상이 지나치게 높아 현실의 자신에게 만족하기 힘든 인물이다.



흔히 만세력은 명리학의 고수 혹은 역술가의 전문적 상담 도구로 알려져 있지만,나의 시선(나의 사주구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던 상대방을 이해하는 작업에 매우 유용한 도구이다. 물론 심도 있는 명리학적지식이 타인을 이해하는 과정에 큰 도움이되겠지만, 8개의 글자(오행, 십신)의 성질만 이해해도 타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키울 수 있다.일주와 월지의 특징, 신강 및 신약 여부에 집중하여 운용되는 사주 분석 프로그램(사주 풀이 어플)의 경우, 해당 글자에 대한 풀이 일부가 명주의 실제 성향과 일정 부분 일치할 수는 있지만, 원국내 글자 간 생존의 흐름, 오행구성비율, 특정 글자의 고립, 취약을 간과하므로. 자칫 프로그램으로 산출된 성향에 대한 선입견 갖기 쉽다.만세력을 활용하여 나의 구성 요소(오행, 십신의 분포)를 실제 나의 기질과 경험치와 접목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며,타인 또한 나와 타인과의 경험을 비교하여 왜 타인과 나와의 마찰이 발생하는지,왜 특정 타인에게 호감이 발생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타인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는 대인관계의 안목으로 발전할 수 있다.



사격훈련에서는 제일 먼저 '영점'이라는 것을 잡는다. 모든 군인들은 총구의 가늠자를 통하여 표적을 보는 시선에 오차가 있으므로, 각 군인들의 오차에 맞게 가늠자의 눈금을 보정하는 작업이다. 사격의 영점처럼 나의 왜곡된 시선을 보정해야만 비로소 표적을 향한 정확한 사격이 가능할 것이다.명리학 공부도 이와 다르지 않다. 우선 나의 기질을 이해하여 외부(타인)를 바라보는 내 시선의 치우침을 이해해야 한다. 내 사주를 활용하여 나를 이해하지 못하면, 절대 사주를 통하여 타인을 이해할 수 없다.인간관계란 알 수 없는 미지의 타인을 통하여,결국 나를 더 깊게 알 수 있는 귀한 경험임을 알고,명리학 공부가 다양한 타인과 소중한 인연을 쌓고 성장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 활용되길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좋은 인간 나쁜인간은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