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영업이 어때서_그럼에도 불구하고

by 변쭈

굉장히 주관적인 제약영업의 장점을 몇 가지 정리하면서 '제약영업이 어때서'로 시작했던 이야기를 끝마치려고 한다.


영업은 외향적이고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유리하다. 그런 의미에서 내향적이고, 소심한 나는 영업과는 잘 맞지 않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내가 여태 이 일을 하는 것을 신기해한다.

누구보다 스스로가 참 놀랍다.

아직도 이 일에 대한 고민을 셀 수 없이 많이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제약영업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다음 두 가지이다.


좌절과 성취가 매일 반복되는 일

제약 영업은 매일 좌절과 성공이 반복된다.

고객 면담 전에는 항상 면담 상황을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하는데 고객의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할지, 제품 설명을 들은 후에는 어떤 점이 궁금할지 등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만한 내부의 자원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이런 시뮬레이션을 계속하다 보면 고객 면담에 자신감이 생긴다.

물론 대부분의 면담은 내 시나리오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그러다 가끔 시뮬레이션 한 그대로 고객이 반응하면 속으로 얼마나 뿌듯한지 모른다.

나는 게임을 하지 않지만 게임 속 퀘스트를 깰 때 느끼는 감정이 바로 이런 것일까 하고 추측해 본다. 제약 영업뿐만 아니라 영업은 일의 특성상 이런 작은 성취를 매일 쌓아 갈 수 있다. 그리고 이 작은 성취들이 모여 이룬 결과물이 내일도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

내가 제약영업을 지금까지 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이 일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신입시절에는 이 일을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다.

고객 면담은 늘 어렵고 부담스러웠으며, 병원에서 가끔 오열하는 환자와 그 가족들을 마주칠 때면 내 마음도 무거워져서, 일을 하는 것이 점점 더 힘들어졌다.

그러다 어느 날 나는 환자 보호자라는 입장에 덜컥 놓이게 되었다. 외삼촌이 갑작스럽게 암 진단을 받았던 것이다. 그때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치료방법과 치료약 조사에 매달렸다. 그러나 워낙 희귀한 질병이라 치료방법도 치료 약제도 한정적이었다. 그때는 정말 주치의와 치료 약제의 효과만을 믿으며 하루하루를 마음 졸이며 보냈다. 주치의의 말 한마디에 용기를 얻었다가도 질병의 심각성과 현저하게 낮은 완치율, 치료약제의 부작용 그리고 경제적 부담 등에 좌절하기도 했다. 정말 다행히도 외삼촌의 병은 호전되었다. 천운이었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리고 그 경험은 나의 생각을 바꿔 놓았다.

영업사원일 때는 경쟁제품과 큰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부분도 환자와 그 가족의 입장에서는 약제를 선택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당장 내가 맡고 있는 제품이 누군가의 질병 치료에 절실하게 필요한 치료제일 수도 있고, 또는 환자와 그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선택지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약영업 담당자의 역할은 제품의 특장점을 고객들이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리하여 이 치료제가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때에 쓰이도록 하여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것. 이러한 책임감과 사명감이 제약영업을 하며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밖에도 제약영업은 장점이 많은 일이다. 현실적으로 제약영업의 경우 신입 연봉이 높은 편이고, 영업 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인센티브까지 고려하면 본인의 실력 여하에 따라 꽤나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여기도 빈익빈 부익부는 있다...) 또한,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생존스킬(?!)도 배울 수 있으니 제약영업을 생각하는 이들이라면 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거두고 과감하게 도전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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