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호주워홀, 나도 따뜻한 커피를 마실줄 알았다

나도 호주에 살면 따뜻한 커피를 마실줄 알았다.

by 리나

추운 한파의 계절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찾는 한국인, 나는 진정한 한국이었다. 그럼에도 호주에 살면 나도 따뜻한 커피를 마실줄 알았다. 커피를 사랑하는 나라, 내가 기억하는 호주였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는 단어는 미국에서 파생됐지만 나는 이 단어만큼 한국인을 잘 나타내기 좋은 단어는 없다고 생각했다. 또한 한국인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사랑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기도 했다. 나 또한 그러했다. 그리고 따뜻한 커피를 즐기는 나라 호주, 그래서 나도 그런 나라에 살면 따뜻한 커피를 마시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호주에 살게 되었음에도 나는 여전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호주에 도착한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웃음) 나는 의지의 한국인이었고 호주에서 조차 내 입맛에 맞는 비율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주는 카페를 찾고 있는 내가 있었다.


"Can I get a iced Iong black?"

그래 여전히 나의 입맛은 아이스였다. 카페에 가면 늘상 아이스 롱블랙을 찾았다.

(호주에서는 주로 아메리카노를 롱블랙이라 칭한다. 정확히 파고든다면 의미가 조금 다르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아메리카노와 가장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는 커피다.)


호주에 살면서 알게 된 일본 친구가 한 명 있었다. 그녀는 아이돌 샤이니를 너무 좋아해서 한국 문화를 동경하게 된 친구였는데 그중에서도 한국인들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모습이 왠지 모르게 멋있어 보여, 종종 입에도 맞지 않는 그 쓰디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켜 마시곤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 이야기에 처음의 나는 웃었지만, 아 그래 어쩌면 나도 그랬을지도 모른다.


나 또한 호주에 대한, 그래 외국 생활에 대한 동경이 어느 정도 있었을지도 몰랐다. 그래서 이곳에 오면 이곳 사람들처럼 따뜻한 커피를 마셔야 하는 줄 알았던 것 같다. 아마 그들과 같은 일상을 느껴보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어찌 되었든 나는 이곳에 온 낯선 이방인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호주에 살게 되었을 때도 결국 나는 여전히 따뜻한 아메리카노 대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더 선호했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따뜻하고 고소한 라떼의 맛도 알게 된 내가 되었단 것일까?


호주에서 받아든 얼음 없는 아이스 롱블랙 (웃음)


가끔 호주에 살면서 가끔 얼음하나 없는 미지근하고 밍밍한 아이스 롱블랙을 받을 때도 있었지만 내 입맛에 딱 맞는 시원하고 약간의 산미가 있는 아이스 롱블랙을 받게 되는 날도 있었다. 또 어떤 날은 이른 아침부터 나와 친구와 함께 브런치를 즐기며 따뜻한 라떼 한 모금을 즐기는 날도 있었던 것 같다. 그 따뜻한 라떼가 호주의 햇살과 참 어울렸다. 그래서 야외 테라스에서 브런치는 즐기는 날이면 종종 따뜻한 라떼를 찾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변하지 않았다. 그저 나의 반경이 넓어졌을 뿐이다. 나는 여전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좋아한다. 그리고 호주에서 즐기던 따뜻한 라떼 또한 여전히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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