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의 크리스마스

by 삐아노

라틴 국가는 대체적으로 파티에 진심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파나마도 그렇다. 축제에 살고 죽는 나라다.


크리스마스도 예외는 아니다

비록 눈이 절대 오지 않는 더운 나라지만 크리스마스 장식엔 소복한 눈이 어김없이 등장하며 빨간 복장의 산타할아버지가 루돌프를 데리고 눈썰매를 끄는 것까지 동일하다.


죽음의 날, 그러니까 핼러윈이 다다를 무렵부터 각종 쇼핑몰과 마트에서 크리스마스 소품들이 서서히 매대를 장식하기 시작한다.


11월에는 으레 세일을 한다. 그 유명한 블랙프라이데이도 11월 말에 있다.

파나마 블프때. 평소엔 사람들이 1/4가량 있다.



사람들은 갖가지 크리스마스 물품을 구입해서 꾸미는 재미로 겨울 시즌을 보낸다.


우리 집 부엌에서는 다른 아파트의 베란다들이 무척 잘보이는데, 한 집에서 360도로 빙글빙글 돌아가는 대형 트리를 베란다 쪽 거실에 설치해 놨다. 보고 있으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어디서 샀는지 물어보고 싶다)



12월에 들어서자

차가 엄청나게 막히기 시작한다.

건너 들으니 크리스마스 선물 구입 때문이기도 하고

파나마 사람들이 연말에 월급의 두 배 정도 되는 보너스를 받기 때문에 쇼핑에 나서기 때문이란다.


차가 다니는 도로에도 크리스마스 장식이 설치된다.

귀엽다.

도로에 꾸며진 장식들


각종 쇼핑몰에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화려하게 설치되고 가족들이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귀여운 포토존이 꾸며진다.

미니마을을 만들어놨다!


나도 여기에 앉아 사진을 찍어봤다.
아이들 행사하는 장소
각종 크리스마스 용품을 판매하는 가게들


주민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도 대형 리스와 화려한 크리스마스트리가 설치된다.

크리스마스트리를 전문적으로 설치해 주는 업체가 있기도 하다. (디자인이 전부 다 흡사하다.)


반짝반짝한 조명의 시즌이다.


나는 진즉 11월 초부터 트리를 꺼내고 각종 장식품들을 진열해 놓았다. 캐럴을 주야장천 틀어댔다.

조금 질려서인지 정작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지금, 우리 집의 캐럴 소리는 멈췄지만, 대신 쇼핑몰에는 올드 캐럴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남편의 휴가시즌으로 인해

파나마에서 크리스마스 당일을 보낸 적은 없다.

재작년에는 마이애미, 작년에는 세도나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냈는데, 듣기엔 이국적이게 보일 수 있지만 가게들이 문을 죄다 닫아서 정말로 심심하고 지루한, 그리고 배고픈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파나마의 쇼핑몰도 미리 휴무 공지를 띄우는 걸 보니

서양권의 크리스마스는 역시 가족들과 집에서 보내는 문화인가 보다.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이제 새해가 다가온다

실감이 나질 않는다

파나마 온 이후로 날짜 개념이 사라져서 더 그런 것 같다.

남은 2025년을 즐겨야지.


모두들 즐거운 크리스마스 준비하시길 바라며..








토요일 연재
이전 08화작은 눈탱이의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