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둘이 한국에 가다

by 푼푼

며칠 후면 드디어 18개월 아기와 둘이서 한국을 간다.


이번 한국 방문 이유는 양가 부모님이 아기를 직접 보고 싶어서가 가장 크다. 미국에서 사는 우리 형편 상 아기를 직접 볼 기회가 없었다. 더 늦기 전에 아기와 만나게 해야 한단 생각이 들었다.


나와 아기 둘이서만 한국에 가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우선 아내는 직장을 새로 얻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휴가를 내기가 곤란했다.


첫째 아이가 한국에 가지 못하는 이유는 조금 다르다.

자폐 스팩트럼 장애가 있는 7살짜리 아이에겐 장시간 비행은 아이에게도 우리에게도 매우 힘든 여정이기 때문이다.


첫아이와 3시간 정도 걸리는 비행기를 같이 탄 적이 있다. 비좁은 공간에서 아이는 자꾸만 발로 앞사람의 시트를 찼고 계속해서 외계어 소리를 냈다.


사람들은 금방 우리 아이가 특별한 것을 알아챘지만 그들이 우리 아이 때문에 몇 시간의 불편함을 감수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었다. 몇 시간 동안 우리는 아이와 사투를 벌이며 초조함 끝에 비행을 마무리했다.


그래서 아기와 나 둘이서 한국에 간다.

여행 날짜가 다가올수록 첫 애한테 미안한 마음이 점점 커져만 간다. 아이는 말을 하지 못해 내가 설명을 해도 정확히 알아듣지 못한다.


내일모레 내가 사라지게 되면 분명히 나를 찾을 것이다. 약 이주 후에 나와 아기가 돌아왔을 때 첫애는 많은 서운함을 느낄 것이 눈에 보인다. 자신이 제외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될까 봐 벌써 마음이

먹먹하고 미안해진다.


난 또 너무 쉽게 포기했던 걸까?

첫 애는 그럼 앞으로도 한국에 영영 못 가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고 싶진 않다.

빨리 아이가 더 좋아져 네 가족 모두 함께 비행기에 오르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내가 더 열심히 노력해 다음엔 아이를 꼭 비행기에 태우고 싶다.


돌아올때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을 한 아름 사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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