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나는 가끔씩 서로에게 질문을 한다.
우리가 좀 더 좋은 부모였다면 지금의
우리 애는 더 괜찮았을까? 아님 더 행복했을까?
우리 첫 애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7살 남자애다.
유튜브나 블로그 등을 통해 자폐 아이를 위해 올인하는 아빠들을 볼 때면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일 년간 휴직을 하고 아이의 치료법을 찾아 발 벗고 나선 아빠,
아이의 발달 상황을 영상으로 매번 기록해 공유하는 아빠,
아이의 더 나은 치료 환경을 위해 한국의 직장을 과감히 고만두고 미국으로 이민 간 아빠
등을 보게 된다.
이런 아빠들을 보게 되면 정말 놀라게 되고 존경스러운 마음이 든다. 용기와 열정을 가진 모습들에 고개가 숙여진다.
난 내 아이의 상태가 호전되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을까?
나 스스로 아이의 증상은 더 나아질 리 없다고 포기했던 것은 아닐까?
여러 생각이 마음을 스친다.
아내 역시 나를 보통 아빠라 생각한다.
자폐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다정하게 대하지만 아이의 치료나 교육에 직접적으로 노력하지 않는다.
나 스스로 생각해도 난 학점을 매긴다면 B+ 아빠인 것 같다.
부족한 나 자신이 한심스럽기도 하고 아이한테 미안한 마음도 든다.
물론 아내와 다투고 아이를 포기하는 아빠들도 있다. 슬픈 건 자폐 아이를 둔 부모 중 이혼한 부부들이 제법 많다는 것이다. 하루하루 힘겨운 상황에 의견다툼도 있고 좋은 말들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혼 후 자폐 아이들을 결국 양육하게 되는 것은 엄마들이 많았다. 그 고통을 잘 알기에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안타까웠다.
아이는 그래도 나를 좋아한다. 내가 아이가 원하는 것은 대부분 들어주기 때문이다. 나도 내 아이를 사랑한다.
아이가 그저 행복했으면 하는 바램에,
하루에 일초라도 더 웃었으면 하는 바램에,
아이에게 해야 할 훈육을 도피해 버린다.
오늘 아이와 자전거에 함께 앉아
바람을 가를 때
자전거 백미러 속
아이의 웃는 모습이 보여
잠시나마 행복을 느꼈다.
오래오래 행복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