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손흥민의 영혼의 파트너로 유명했던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 스케쳐스(Skechers) 신발 회사와 축구화 종신 계약을 맺었다는 서프라이즈 소식을 들었다.
스케쳐스에서 축구화를 만든다고?
그리고 케인은 이걸 평생 신겠다고?
두 번 놀라게 되었다.
놀란 건 나뿐이 아닐 거다. 일부 팬들은 심지어 조롱 섞인 글들을 소셜미디어에 포스팅하고 있다. 그만큼 스케쳐스의 현재 브랜드 이미지에서 축구는 어색하다.
스케쳐스는 케인이라는 스타플레이어를 통해 축구 시장에 발을 들이겠다는 큰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케인 역시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나는 이 소식을 듣고 나이키의 ‘에어 조단’ 사례가 생각났다. 나이키가 마이클 조단과 첫 계약을 하기 전 나이키는 러닝화로 잘 알려진 브랜드였다. 그 시기 농구화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는 컨버스와 아디다스였다. 스케쳐스에서 축구를 말하는 것만큼 나이키 역시 농구를 말하기 어색할 때가 있었다.
그러한 이미지를 깨트리고 적당히 괜찮은 신발 이미지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나이키는 파괴적 혁신을 시도한다. 당시 이제 막 NBA에 입단하는 마이클 조던이라는 신인을 상대로 아디다스와 맞먹는 계약금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조던은 나이키를 좋아하지 않았다. 나이키 신발을 한 번도 신어본 적 없었으며 자신이 평소에 좋아한 아디다스와의 계약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조던의 부모님은 나이키 팀에서 조던에 대한 진심과 비전을 읽었고 아들 조던을 설득시킨다. 이는 신의 한 수였다.
특히 세계 최초로 선수의 이름을 딴 ‘에어 조던’이라는 모델이 나온 것이 조던과 부모의 마음을 흔들었다. 디자인도 참신했다. 당시엔 농구화는 하얀색이어야 한다는 법규를 위반하면서까지 빨강과 하얀색이 섞인 파괴적인 농구화를 만들었다. 매 경기당 위반금을 나이키가 지불하면서까지 말이다. 기존의 판을 뒤집기 위해 나이키는 미친 척 뛰어들었다.
이는 결국 초 대박이 났고 나이키는 그 뒤로 지금까지 우리가 아는 나이키가 되었다.
케인도 축구화에 전혀 존재감이 없는 스케쳐스를 선택했다. 케인은 혹시 마이클 조던을 떠올렸을까? 나라는 플레이어가 최고가 되면 사람들은 자기를 믿고 따라올 것이라 생각했을까?
이번 계약이 또 한 번의 레전드 사례로 역사에 기록될지, 아니면 실패 사례로 남게 될지 지켜볼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