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너무 좋아서 자꾸만 듣던 노래들. 흠뻑 빠져서 듣던 노래들. 그렇게 자주 찾아 듣던 노래인만큼 어느 순간 내 귀에 질리게 되고 스르륵 플레이리스트에서 사라지게 된다.
좋아하고 원 없이 들었던 음악인만큼 아주 오랫동안 다시 찾지 않게 되었던 것 같다.
우연히 예전에 좋아했던 조이 디비전(Joy Divison)의 음악을 듣게 되었다. 10년 전 나는 그렇게 우연히 이 밴드를 알게 되었다. 보컬의 간질 증세와 같은 무대에서 보이는 춤은 당시 나에겐 충격이었다. 음악 역시 어둡고, 우울하면서도, 음침하고, 아름다운 묘한 기분을 받았다. 당시 우울했던 나는 그들의 음악에서 위로를 받았다. 컨트롤이란 전기 영화도 찾아볼 정도로 빠져 지냈던 것 같다.
그 후 망각이라도 한 것처럼 그들은 내 기억에서 사라졌다. 그렇게 십 년이 지났다. 그동안 몇 번이나 그들을 떠올렸을까? 가끔씩 그들의 커버디자인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을 보면 아주 잠깐 떠올렸던 것 같다.
그랬던 그들의 음악을 다시 듣게 되었다.
아니 다시 찾게 되었다.
너무 좋아했던 것.
그래서 역설적으로 질려버렸던 것.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흘러 그들을 다시 찾게 되기까지.
나에게 걸린 시간은 딱 십 년이었다.
다시 난 제자리로 온 것일까?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나의 취향도 돌고 도는 것일까?
나의 감정도, 정서도 그렇게 순환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나는 조이 디비전을 좋아하던 그 당시 내 모습, 내 젊은 날에 대한 그리움을 느꼈을까?
매우 오랜 시간을 거쳐 다시 나의 플레이스트에 들어온 이 노래들.
이런 나의 변덕을 아는 둥 마는 둥
23세에 생을 마감한 조이 디비전의 보컬은 변함없는 모습으로 흑백 영상에서 신들린 듯이, 호소하듯이 노래를 읊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