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행동은 '스키마(schema)'에서 비롯된다.
(*제 글을 처음 보시는 분들은 번거로우시겠지만 이전의 이야기들
('그놈의 자존감'에 대해' & 그놈의 자존감'에 대해_두 번째 이야기) 을 읽고 와주시는 게 이번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하는 일을 힘들어하는 이유는 매력적이지 않은 자신을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자위행위에 지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자존감의 조건 중 하나가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인데 '남 보기에' 매력적인 사람이 되라니!
거북하게 들릴 수 있지만 내 뜻은 그게 아니다.
내 말의 요는 타인의 기준에 나를 맞추라는 것이 아니다.
당신의 자존감을 위해, 남이 보기에도 한눈에 매력을 느낄만한 요소들을 갖추라는 것이다.
그 매력들은 나를 만족시켜 줄 뿐만 아니라, 타인 또한 만족시킬 수 있고, 그로 인한 타인의 호의를 경험하는 것은 높은 자존감 형성에 크게 기여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사람이 매력적인 사람인가?
우리는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아, 이 글에서 나는 외모에 대한 이야기는 과감히 생략기로 결정했다.
물론 중요하지 않아서는 절대로 아니다. (사실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모라 함은 얼굴과 몸매, 옷차림 등 외적으로 드러나는 요소들일 텐데, 매력이라는 개념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절대로 배제될 수 없는 기본적 요소이고 인간 본성의 관점에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 생각한다.
외모에 대해서는 세속적이라 비난하고 배제하기보다는 우리가 가진 것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이롭다고 본다.
외모의 단계를 지난 다음 우리는 말과 행동을 보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판단한다.
그 말인 즉, 어떤 사람의 말과 행동을 통해 그 사람이 매력적인가 그렇지 않은가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아니, 판단한다기보다는 느낀다고 말하는 것이 낫겠다. 사실 판단한다고 말하려면 판단을 도출해내도록 만든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누군가가 매력적이라는 것을 느끼기는 하지만 왜 내가 그 사람을 매력적이라고 느끼는지에 대한 근거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말과 행동은 그 사람이 오랜 기간 쌓아온 '스키마(schema)'에서 비롯된다.
스키마란 심리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경험에 의해 생성된 인간의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 반응 체계이다.
이 스키마라는 반응 체계는 어떠한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우리의 반응을 결정한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보면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던가,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면 대답한다던가 하는 당연하고 간단한 부분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그러나 보통 우리가 관계를 하며 마주하는 상황들은 그 상황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없는 상태에서 반응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직장 상사가 일을 짬 때리려고 시도(?)하거나, 누군가에게 기분 나쁜 말을 듣는다던가 하는 상황들 말이다. 예상치 못한 질문을 듣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이럴 때는 보통 즉각적인 반응을 하기 마련인데, 이 반응들은 스키마의 영역에 기대어 발생된다.
직장상사의 짬 때리기를 거절하지 못해 원치 않는 일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던가, 누군가 나를 욕하는 말에 뜻뜨미지근하게 반응하고, 집에 가서 뒤늦게 끓어오르는 분노로 잠을 못 이루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스키마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매력 있는 사람들의 ~가지 특징' 혹은 '매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 같은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글에서 말하는 것들이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이 반드시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스키마에 있다.
매력적이라 평가되는 행동들을 자신에게 무작정 복사+붙여넣기 하는 것을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으로 많이들 비유를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비유는 아주 달콤하게 들리지만, 아주 잘못된 것이다.
이 비유의 생략된 전제는 '자신에게 맞는 옷이 있다'라는 것이다.
저 말을 들은 많은 사람들이 아마도 '아 나에게 맞는 옷, 즉, 나만의 매력을 찾아야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매력 있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우리에게 이 생각은 독이 될 수도 있는 위험한 발상이다.
같은 옷이더라도 185 센티미터의 늘씬한 모델이 입는 것과, 몸매 관리라고는 들숨, 날숨으로 밖에 해본 적이 없는 일반인이 입는 것은 보기에 많이 다를 것이다.
물론 내 몸의 단점을 가려줄 수 있는 옷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제거해줄 수 있는 옷은 없다.
그래서 거울 앞의 적나라한 맨몸을 아는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기가 힘든 것이다.
그렇기에 매력적인 핏을 갖추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몸, 즉, 매력적인 '스키마'를 갖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말과 행동이 매력적인 사람들은 곧 '스키마'가 매력적인 사람들이다.
'매력'을 갖추기 위해, 매력적인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언어적, 행동적 특징들에 집중해서는 안된다.
이 글을 읽은 독자님들께서는 이제 '매력적인 사람들의 ~가지 특징' 같은 글에서 답을 찾으려 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진짜 답은 이런 종류의 사람들이 가진 '스키마'가 어떤 형태인가를 고민하는 것에 있다.
매력적인 사람, 그리고 매력적이지 않은 사람의 스키마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어떤 차이가 있느냐, 에 대해서도 이번 글에서 설명하고 그놈의 '그놈의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싶었다. (진심으로)
하지만 긴 호흡의 글을 매력적으로 끌고 갈만한 필력이 나에게 있다고 판단되지 않아 죄송하게도 (또) 다음 글로 이 이야기를 넘기려 한다.
기대해주시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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