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인계의 위험성

건강한 직장생활을 위해

by 김성룡

나는 직무 변동을 앞두고, 현재 업무를 나의 후임자에게 인수인계하고, 앞으로 맡을 업무를 나의 전임자에게 인수인계 받고 있다.


이직을 해본 분들은 경험해 보셨을 수 있지만, 새로운 업무를 맡았는데 이에 대해 가르쳐 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반대로 후임자 없이 퇴사하게 되어서 열심히 인수인계 파일을 만들어 놨지만, 나중에 제대로 안 해놓고 나갔다며 욕먹는 일도 많다.

이렇게 서류로 일을 배우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사람이 직접 인수인계를 한다고 해도 새로운 일을 익힌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튼, 하는 입장과 받는 입장에 모두 있다 보니 느낀, 인수인계의 성질에 대해 몇 글자 적어볼까 한다.



1. 기댓값을 0으로

전임자가 흔히 하는 생각이 '이 정도는 알겠지...'이다. 이 생각을 하는 순간, 인수인계의 50%는 실패한다고 보면 된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건강에 해롭다.

(전임자의) 생각보다 후임자는 아무것도 모른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안 해본 일을 이미 아는 사람이 이 세상에 있나??

그리고, 금방 인수인계가 가능하고 쉽게 전임자의 일이 메꿔진다면 그것대로 문제이다. 전임자가 일을 제대로 안 했거나, 쉬운 일만 했거나.

여하튼 나의 일을 받을 사람은 이 업무에 대해서 하나도 모른다라는 가정을 해야 한다. 그래야 해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의 정신건강에 이롭다.



2. 경력직에게는 인수인계가 쉬울까?

경력직 후임자가 들어온다고 인수인계가 빠르게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면 인수인계 일정이 꼬일 것이다.

물론, 회사는 이직자가 이전 회사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채용을 결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직자의 경력은 이전 회사에서 쌓은 것이다. 즉, 그 경험을 쌓은 곳에서 최적화된 능력인 것이다. 업무 시스템과 업무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 능숙함에서 오는 빠른 업무 처리 등은 다른 회사에서는 새로 쌓아야 하는 성질의 것들일 확률이 높다. 그러니, 인수인계만큼은 경력직이라고 대충 하지 말고 위의 1번과 같은 마인드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인수인계받는 것 까지 잘하는 부러운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일. 단. 없다고 가정하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아, 그리고 모든 곳에서 통용되는 업무용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가 있어서 그것에 능숙한 사람이 있지도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인수인계할 때가 아니다. 당장 그 시스템을 만드는 회사의 주식을 사는 게 좋을 것이다.



3.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깨닫는 일 따윈 없다

느낌이 올 것이다.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문일지십 따위는 없다고 생각하자.

인수인계란, 1을 입력하면 0.6~0.7만 나와도 성공하는 시스템이다. 사람은 본인이 해본 일, 겪은 일이 아니면 잘 기억나지 않는다. 분명히 전임자가 설명해준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난다! 심지어, 다 설명해 줬건만 인수인계 받은 적이 없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인수인계는 두 단계로 나눠서 진행해야 한다. 첫 번째는 일반적인 설명 단계이다. 업무의 흐름과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설명, 그리고 여러 시스템에 대한 접속 권한을 체크한다. 두 번째는 QnA 단계이다. 직접 해보면서 드는 의문점을 전임자에게 문의하는 것이다. 직접 해보면서 겪는 어려움과 그 해결책을 궁리하는 과정 속에서 인수인계는 잘 마무리될 것이다.



이 세 가지를 생각한다면, 정신건강을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인수인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운 좋게도 전임자가 아직 사내에 있어 직접 인수인계를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인수인계서 파일만을 가지고 고군분투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수인계가 잘 안되어, 멘탈이 흔들리며 업무를 시작하게 되더라도 뭐 어떠한가. 나는 나만의 스타일대로 일하면 된다.

만약, 누가 전임자는 이렇게 안 했다고 따지면, 그런 인수인계는 받은 적이 없고, 내 식대로 소화해서 잘 풀어 나가 보겠다 라고 답변하면 되지 않을까. 물론, 톤 앤 매너를 지키며 친절하게 말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래야 주변인들이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