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공무원들의 의원면직률(퇴사율)이 높아지고 있고
공무원 시험 응시 경쟁률은 낮아지고 있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공무원연금은 예전보다 더 많이 내고 덜 받게 개정되어 국민연금보다도 적게 받게 되었다.
(앞으로도 내가 정년퇴직하기 전엔 1~2차례 더 개정될 것 같다.)
퇴직금도 없는데 그나마 믿었던 연금마저 혜택이 줄어드니 공무원의 가장 큰 장점이 사라진 셈이다.
연금으로 떼가는 기여금을 차라리 내가 직접 주식에 넣어 노후를 준비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업무는 천차만별이라 언제 어디로 발령 가서 누구와 함께 일을 할지 모르는 불안함을 퇴직 전까지 안고 가야 한다.
그래서 그런 걸까.
타인에게 관심이 많고 뒤에서 얼굴도 모르는 직원의 정보가 퍼져나간다.
누구와 함께 일을 하게 될지 모르니, 미리미리 파악해 두고 정보를 수집해 두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로 인해 무고하게 피해를 입기도 하지만,
누구와 근무하게 되냐에 따라 내 삶의 질이 달라지니 미리 파악하고 대처하려는 심리도 이해는 간다.
생각보다 이상한 직원이 정말 많다.
시험과 간단한 면접만으로 뽑다 보니 상상을 초월하는 다양한 인간유형이 모이게 된다.
그들을 상대하며 일하는 것도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된다.
외부 민원처리도 힘든데 내부 직원까지도 힘들게 하니, 이 조직에 누가 더 있고 싶을까.
감정노동... 공무원이니까 참아야 한다.
민원을 넣으신 분이 열심히 내주신 세금으로 먹고 사니까?? 우린 시민을 위해 일하는 직업이니까.
어느 순간 을도 아닌 병, 정쯤으로 취급당하며
자존감은 무참히 짓밟힌다.
워라밸??
업무분장표에 있는 업무만 해도 야근을 해야 하는데
이 외에도 해야 할 게 너무도 많다.
선거 근무, 행사지원 근무, 당직이나 비상근무, 재해 예방근무 등....
그 외에 별의별 자료제출...
감사자료, 정보공개청구 자료, 신속집행자료, 회계자료, 업무보고자료, 예산편성 자료 등....
업무 인수인계는 제대로 받아본 적이 거의 없고, 알아서 찾아보고 그때그때 물어가며 일한다.
무엇하나 쉽게 할 수 있는 게 없다.
관련 법, 령, 규칙, 지침, 조례 등을 찾아서 규정에 맞게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다 절차가 있는데, 외부에선 그걸 모르니
왜 이렇게 빨리 해결이 안 되냐
그게 왜 불가능하냐 따지고 들어온다.
30년을 넘게 근무하고도 기본적인 업무지식을 모르면서 부끄러운 줄 모르는 상사.
본인이 하는 건 항상 옳고 네가 하는 건 무조건 틀렸다는 상사.
내로남불에 잘되면 내 탓 못되면 네 탓을 시전 하는 상사를 보면 치가 떨린다.
업무 능력은 없으면서 진급에는 그렇게 목을 매고 온갖 정치질을 해댄다.
공무원 의원면직(퇴사) 브이로그가 늘어나고
젊은 공무원들이 5년 이내에 빨리 탈출하는 선택에 너무도 공감 간다.
문제는 대부분 똑똑하고 다른 직장을 잡을 자신이 있는 우수한 인재들이 그만두고
자신은 문제없다는 그릇된 믿음을 안고 살아가는 직원들은 끝까지 남아있다.
점점 시간이 갈수록 행정서비스 질이 떨어질 것 같다.
이미 지방직은 경쟁률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고 7~8년 전부터 신규 직원들의 업무역량이 떨어지고 있다는 말이 들렸으니... 앞으로 정말 그렇게 될까 봐 걱정된다.
1.5인분을 해내던 직원들이 2~3인분을 해야 하고, 0.5 아니, 그보다 더한 0.1인분도 겨우 하는 직원들은 무수히 늘어날 텐데...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제발, 공무원을 뽑는 기준이 높아지고 까다로워졌으면 좋겠다.
(사기업처럼 인적성 검사를 기본으로 하고
기본 시사상식 시험도 있었으면 좋겠다.
협동심과 사회성, 의사소통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단체활동 모습 관찰 면접도 했으면 좋겠다.
너무 과한가? 그렇게 하면 20명뽑을 걸 15명만 뽑아도 조직은 잘 돌아갈 것이다.)
1시간이면 처리되고도 남을 일을
하루종일 붙잡고 있는 사람.
누가 봐도 세금이 아깝지 않은가?
서로서로 0.8~1.2인분 정도만 공평하게 나눠 일하면 워라밸 문제와 직원 간의 갈등이 어느 정도 해결된다고 본다.
외부 민원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건 어쩔 수 없다 치고,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고통이라도 줄어야 젊은 직원들이 버틸 수 있지 않을까?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의원면직의 가장 큰 원인은
뒤떨어지는 조직문화와 주변을 힘들게하는 직원들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힘든 민원이 들어와도
함께 해주는 든든한 동료직원이 있다면
그 문제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