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탈희 Sep 21. 2024

공직사회 성범죄

공직자 성범죄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세대교체, 여성공직자 비율 증가,

성폭력 예방 교육 등.


무엇 덕분인지 콕 집어 얘기할 수는 없지만,

공직 사회 내 성희롱, 성폭력, 성범죄가 많이 줄어든 게 체감되는 요즘.


그래서 너무 다행이지만...

문득, 몇 개 사례가 떠올라 적어본다.


아래 나열한 사례들 외에, 더 이상 내 주변에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1. 나랑 자러 가자.


4급 공무원 A 씨.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들에게 러브샷을 강요하고 불쾌한 스킨십을 하더니,

우리 팀 여직원 B에게 귓속말로 '나랑 자자.'라고 말했다.


B는 나보다 10살 많은 언니였다.

B는 나보다 앞서 사회생활을 하며 그딴 더러운 주사를 많이 봤기 때문일까?

다음날 그냥 참고 넘어가야지.. 라며 애써 그 사건을 잊으려 했다.


그 당시, 신규직원이었던 나.

피해 당사자는 아니었기에, 내가 나서서 일을 크게 만들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그냥 넘어간다는 이해가지 않았다.


그래서 소심하면서도 당돌하게

4급 A에게 그날의 사건을 적고, B에게 사과하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를 확인한 A는 놀란 목소리로 전화를 했고, B에게 직접 사과하는 것으로 그 사건이 일단락되었다.




2. 야, C랑 너랑 방 잡아줄게. 둘이 가서 자.


유명한 술+돌+아이  팀장.

남직원 C와 나에게 방을 잡아줄 테니 둘이 가서 자라고 했다.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한 손으로는 엄지와 검지를 붙어 O 모양을 만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물건을 가리키듯 검지만 펴서

O안에 검지를 넣고 빼며

성행위를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C가  팀장에게  화를 내며 말렸기에 넘어갔지만,

다시 생각해도 기가 차고 열받는다.




3. D도 혼자 살고, 너도 혼자 사네?

그냥 둘이 같이 살아! 살림 합쳐!!


2번과 비슷한 케이스.

평범한 사람과 엮어도 기분 나쁜데...


10살 이상 차이나는 사람이나,

마주치기 싫은 직원 0순위의 이상한 사람을 막 가져다 붙인다.


만나봐라, 살림 합쳐라...


농담이라고 해도, 엄연히 성희롱이다.



4. 성범죄자 F


성폭행으로 고소당한 F.

피해자 1이 합의해 주어서 그대로 사건 종결된 덕분에 F는 잘리지 않았다.


계속 근무하면서 여직원들에게 들이댔으나,

 F는 이미 여직원들 사이에서는 기피대상 1호였기에 번번이 차였다.


하필 나의 첫 부서 발령은 F가 있는 곳이었고

F는 자신의 범죄사실을 모르던 나에게 들이대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뒤에서 내 뒷조사를 하고

나를 좋아한다는 소문을 퍼뜨려 다른 남자직원들의 접근을 막고,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까지 알아내 이사오려고 했었다.


싫다고 고백을 거절했음에도

F는 순수한 짝사랑처럼 포장하여 포기하지 않았다.


그 이후에 F에게 범죄 경력이 있다는 걸 다른 여직원을 통해 알았고

인사팀에 분리조치를 요구했으나, 인사이동을 해주지 않아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그 일을 계기로 나는 그 기관을 떠났다.


그 이후에 들리는 말로는, 또 다른 성폭행 사건(피해자 2)으로 입건되어 집행유예 받고 잘렸다고 한다.


피해자 1과 합의를 했다는 건 본인의 범죄를 인정했다는 것인데, 그때 직위해제를 했다면

나 같은 스토킹 피해자는 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더 웃긴 건 피해자 1,2 모두 돈 뜯으려는 꽃뱀으로 소문내며 본인이 억울하다고 말하며 다녔는데, 엄연히 2차 가해를 했다고 볼 수 있고

그것도 범죄사실로 정됐다면 집행유예로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F 때문에도 충격이었지만, 그때 같이 동조하고 방관하거나 재밌는 가십거리로 떠들어대던

 F 주변의 남자직원들에게도 너무 큰 실망을 했고, 그 이후로 시청 남자직원을 불신하게 되었다.


성 감수성 떨어지는 촌구석.

징글징글하다.



5. 은근슬쩍 쓱-


G팀장은 어린 여직원들이 결재판 들고 와서 결재를 받으려고 하면 손을 쓱- 만지거나 어깨를 쓱- 만졌다.


그런데 사람을 봐 가면서 터치한다.

말도 못 하고 꾹 참는 신규 여직원들 상대로 은근슬쩍 쓱-


공무원 노조에 신고가 들어갔지만

피해자들이 공개적으로 증언해주지 않으면

어찌할 도리가 없으니, 그냥 넘어가게 되었고


G팀장은 어떠한 불이익도 없이

명예롭게 과장까지 해 먹고 퇴직했다.


(좁은 지방 공직사회에서 사람들에게 언급되고 회자되는 자체가 싫으니, 결국 잘못 없는 피해자들만 움츠러들고

가해자는 떳떳한 경우가 많다.)



6. 19금 농담=유머러스한 사람?


내가 임용되기 전에 H국장은 직원들에게 업무용 메일로 재밌는 얘기라며, 웃으며 즐겁게 일하자고 19금 농담을 적어 보냈다고 한다.


19금 농담을 할 줄 아는 게

유머러스하고 센스 있는 거라고 착각했으니

전체 직원에게 그런 메일을 뿌렸겠지?

그것도 여러 차례....


회식 자리에서의 19금 농담.


같은 여자들끼리의 대화에서도 불쾌한 19금 농담을 서슴없이 해대며 깔깔거리는 천박함.


더러운 얘기들 듣기 전의 내 귀로

돌려줬으면 좋겠다!!! 윽...



7. 미성년자 성매매(소문1)


예전에 근무하던 곳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여고생이 성매매를 했는데

성매매한 남자가 그 지역 일대의  공직자, 사회복지사 등으로 100여 명 정도라는 것이었다.


규모가 너무 크고 모두 밝혀질 경우 너무 큰 충격이어서 사건을 축소하기 위해 증거 확실한 몇 명만 입건됐다고 한다.


꽤 신빙성이 있었는데, 학교선생님들로부터 퍼진 소문이었고, 실제로 그 비슷한 얘기가 지역 뉴스에도 나왔었다.


대화내용을 복구하기 힘든 채팅앱을 이용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충격을 감안하여 사건을 축소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뉴스기사에 따르면 성매매에 이용당한 여고생이

40여 건의 성매매를 했다고 하는데

밝히지 못한 건수도 있다고 가정한다면 실제로는 40여 건이 넘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최소한 성매매한 남성은 40여 명이 되어야 하는데, 10명도 되지 않는 사람만 처벌받았다고 하니...


그 10명 중에 공직자와 사회복지사가 있었다는데

실제로 더 있었을 거라 추측하면 소름 돋는다.




8. 곗돈으로 해외여행(소문2)


매년 곗돈으로 동남아 여행을 가는 남자직원들이 있었다. 다 유부남이었다.

순수하게 그냥 여행 계모임이라 생각했지만,

소문은 안 좋았다.


진담인지, 농담인지.

어느 날 K팀장님(여자분)이 그 남자직원들에게 말하는 걸 듣고 충격 먹었었다.


'거기에 또 간다고? 거기에 너네도 알지 못하는 자식이 있는 거 아니니?? 잘 살펴보고 와.'




9. 퇴폐 마사지 업소(소문3)


지역의 작은 인터넷언론사에 기사가 떴다.


소속기관 공무원 몇 명이 거래 업체로부터 퇴폐 마사지업소 이용 접대를 받았다는 것.

그리고 그곳에서 유사성행위도 있었다는 것.


기자가 그냥 소설을 썼을 리는 없고.

누군가 해준 얘기겠지만,

마사지 업소에서 들었다고 할 수 없고.

접대한 업체로부터 들었다고 할 수도 없고.


결국 그 기사는 어떠한 증거도 내밀지 못한 채

허위보도 아니냐는 반발에 못 이겨

몇 주 뒤에 기사를 내렸다.






9년 정도의 공직생활동안

보고 들은 일들, 기사화된 것까지 적어 봤다.


아직도 미혼이니, 또 눈치 없는 아저씨들이

아무나 언급하며 만나보라는 말을 마구 던지겠지.

(직원들이 기피하는 직원만 꼭 골라서 언급한다.)


곧 20대 중반의 여직원이 신규로 들어오는데,

 후배는 그런 일을 겪지 않도록 도와줄 거다.


지금까지 나에겐 없었던 선배.


비상식적인 상황에서 지켜주기보다

함께 동화되고 하향평준화가 되도록 등 떠밀던

선배 공무원을 반면교사 삼아서


부디 후배들은 나와 같은 일을 겪지 않도록

도와야지.



작가의 이전글 고문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