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추천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거짓말' 책을 읽었다.
아직 안 읽어보신 분은 아래 링크,
시사in에서 작성한 기사를 꼭 읽어보시길!
아니면,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이보다 더 생생히, 정확히 공직사회 문제를 관통한 책을 본 적이 없다.
의원면직 관련 유튜브 영상이나 블로그 글 보다도 더 와닿는 책이다.
공직 생활을 하며 느꼈던 불편하고 이상한 진실을 이렇게 글로 생생히 잘 전달해 주어
진심으로 작가에게 감사하다.
나처럼 불만을 하소연하거나 토로하는 글이 아닌,
이상한 공직사회의 모습을 경험을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잘 설명해 놓은 글이었고
너무나 공감되고, 다 맞는 말이었다.
작가가 중앙부처에서 근무하며 느낀 문제점은
지방직에도 해당된다...
글 쓰는 재주가 없어서
마구 휘갈겨 쓴 내 글에도 책이 말하는 것과
결이 비슷한 사례들이 있다.
특정 부서 직원들의 과속승진 문제,
국민을 위한 공무원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장의 하수인으로 전락되는 문제.
내 의지, 능력과는 별개로 마구 돌리는 인사이동.(심지어 시기도 일정하지 않다.)
과도한 자료제출, 불필요한 업무들 등...
무기력함에 허우적대고
우울함과 분노까지 솟구치는
내 마음, 내 상황, 공직의 문제점.
정리되지 않던 그 모든 것들이 이 책 하나로 정리되었다.
지금까지의 내 불만 가득한 글은 부끄럽기만 하다.
요즘 젊은 세대가 공직을 그만두는 이유를
그저 '봉급이 낮다, 처우가 안 좋다'로만 생각하는 게 너무 안타깝다.
점점 기술이 발달해서
Ai니 양자컴퓨터니 떠들썩한데
정작 공무원은 아직도 비효율적인
종이 한 장 보고전 작성,
서식만 바뀌었을 뿐 비슷한 내용의 자료제출 반복, 실효성도 없는 공직자 의무 교육 실시와 교육실적 제출하기, 면피하기 위해 하는 척 시늉만 하는 일들.
반복 악성 민원 응대, 무능한 직원을 뽑아 세금 축내는 채용 시스템, 업무능력보다 정치질이 더 승진에 유리한 점 등...
조직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칼을 대려 하지 않는다.
조직이 이상하게 굴러가는 것도 힘든데
나라를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마저도 외면받는 세상에서 누가 일하고 싶을까.
그만두는 신규직원의 고충을 알고 싶다면
제발 꼭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혹자는 작가를 이렇게 폄하한다.
"도망치지 말고(그만두지 말고) 조직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했어야 한다. 결국 회피하고 도망간 주제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뭐가 되냐."
???
미친 x소리다.
개인의 선택을 두고 뭐라하는 것도 우습지만
공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조직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냥 그만두고 조용히 살 수도 있는데,
이렇게 책을 내준게 고맙지 않나?
난 너무 고마운데??!!
공직사회의 현 문제는 장관이 돼도, 총리가 와도 못 바꾼다.
개개인의 공무원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부, 국회, 공직사회 모두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말로 작가를 폄하하는 사람치고
제대로 된 사람 못 봤다.
아무튼, 이제 나는 더 이상 불만을 토로해 봐야
내 손가락만 아프다는 것을 깨달았고
처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순응할 것인가
계속 버틸 것인가
이직을 할 것인가
사실 이직 준비를 시작하긴 했는데
일을 하며 이직 준비가 쉽지 않다.
무능한 팀장, 경계선 지능 직원, 정치질하는 윗선, 보이는 일만 하고 보이지 않는 일은 내팽개친 인간들.
매일 화나는 사건의 반복 속에서
온전한 정신으로 버티기 위해 에너지를 쏟다가
집에 오면 탈진상태다.
누군가 구원해 주길 바라보지만
허무맹랑한 판타지일 뿐
하늘은 스스로를 돕는 자를 돕는다 했으니
매일 나비날갯짓 한 번씩 하고 있다.
미약해서 창피하지만,
희망마저 없으면 살 수 없으니까.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