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이리저리 치이는 생각을 하다 보면 언제 지나갔지 싶은 길이, 오늘은 눈에 밟힌다.
적막함이 감도는 분위기에서 차고 넘칠만한 볼거리가 펼쳐져 있다.
가끔씩 자동차가 들려주는 소리의 그라데이션, 드문드문 밟히는 나뭇가지의 짧은 곡소리와 부끄러운지 얼굴이 뻘겋게 올라온 아저씨도 이 적막함 속에 볼거리를 만들어 준다.
자극적인 맛은 아니더라도, 은은히 씹히는 뻥튀기처럼 곁에 있어 나쁠 건 없다는 생각과 함께 나른 나른 걸음을 옮긴다.
그렇게 걷다 보니, 밝은 그림자를 드리우는 가로등이 눈에 들어온다.
허한 기분을 달래주듯, 수고했다고 몇 마디 위로 툭툭 던지며 반겨주는 가로등 밑에 앉아본다.
잠시 힘을 풀고 있으면, 모호한 경계가 눈에 들어온다.
불빛과 어둠이 손을 잡고 있는 모호한 곳, 그곳을 바라보면, 작은 먼지 속에서 살며시 피어오르는 기억들이 보인다.
활활 타오르는 열정 속의 모습, 때때로 침대 속에서 뒹구는 모습과 그 침대 속에서 끊임없는 펼쳐진 허황된 꿈을 꾸는 모습
잠시 스쳐 지나갔을 모습들이, 방금 본 그 길거리 풍경처럼 투박한 분위기 속에서 다채로움을 더한다.
후회와 회한의 감정 너머, 지친 감정들이 춤을 추고 있기에 보이는 걸까.
아니면, 기쁘고 뿌듯함 속에 절여진 내 마음이 춤을 추고 있기에 보이는 걸까.
지금 이 순간도 언젠가의 먼지 속 추억이 된다면, 아마 다시 가로등 밑에 앉았을 때 알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