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먹은 김치찌개

by 꽃그림 의사

케냐에서의 일정은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갔다. 병원 관계자들과의 회의, 현지 의료진과의 만남, 그리고 새로운 환경 속에서 이어지는 일정들이 매일 이어졌다. 식사는 대부분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 했다. 의외로 음식은 꽤 풍족했다. 고기 요리도 넉넉했고, 현지 음식뿐 아니라 다양한 메뉴를 접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하루 저녁, 나이로비에 있는 한식당에서 김치찌개를 먹게 되었다. 멀리 아프리카에서 김치찌개를 먹게 될 줄은 사실 생각하지 못했다. 뚝배기에서 보글보글 끓는 김치찌개를 보니 순간 낯선 도시 속에서 익숙한 장면이 펼쳐진 것 같았다. 맛은 한국에서 먹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짭짤하고 매콤한 국물에 돼지고기와 김치가 어우러진 그 익숙한 맛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김치찌개 한 그릇이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졌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만난 익숙한 음식이 주는 안도감 같은 것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는 그것이 특별한 경험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익숙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조용히 일깨워 주는 순간 같았다.




작가의 이전글케냐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