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우 박사의 딸 유리의 행복을 빌며
어느 날 번쩍,
섬광 하나에 가슴 콩닥거려
슬그머니
땅 한 뙈기 내주고
또 내주었더니
급기야
내 가슴에, 네 가슴에
괭이질, 호미질하다가
어느 날 덜컥
주질러 앉아
자기만 보란다.
그럴 바에는
네 땅, 내 땅 따질 것 없이
콩 심고 팥 심으며 살면 되겠다.
콩을 심으면 콩이 나고
팥을 심으면 팥이 나는
그 정직한 순리 하나
끝내 어기지 않으며 살면 되겠다.
손가락만 잡는다더니
야금야금 팔뚝도 달라하고
어느 날 와락 껴안으며
얼굴까지 붙잡고
자기만 보란다.
그럴 바에는
내 손, 네 손,
내 팔뚝, 네 팔뚝이
누구 것이라 할 것 없이
한 몸인 줄로 알면 되겠다.
내 몸 아프면
네 몸도 아픈 양 살다가
자식새끼 생겨
그놈들 아프면
우리가 아픈 양 살다가
죽는 날
머리맡에서
정말로 슬퍼
서럽게 울어줄
한 사람 있다면,
그것으로
한 인생
참 잘 살다
간 것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