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거든,
살고 싶어 발버둥 쳤다고만 말해줘.
사람답게 살고 싶어
자주 넘어지고
혼자 울었다고.
늘 배고팠다고.
주머니보다
영혼이 더 비어
사랑조차
구걸하듯 고팠다고.
약한 자들 곁을 맴돌다
먼저 상처 입고
먼저 문드러진,
물러 터진 마음이었다고
그렇게만
내 편이 되어 말해줘.
내가 죽거든,
기름진 제사상 말고
순댓국 한 그릇만 올려줘.
싸구려 소주 한 잔이면 충분해.
돌아보니 인생이란,
뜨거운 국물
한 숟가락
삼킬 수 있었던 것.
그것 하나로
충분했어.
내가 죽거든,
내게 상처 입은 이들에게
대신 사과해줘.
나도 나를 어쩌지 못해
그랬노라고.
내게 상처 준 이들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마.
그들도
저마다
버티고 있었을 테니까.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과
짐승들에게는
숨이 멎는 순간까지
그들을 품고 있었다고
전해줘.
죽음이 문턱까지 오거든
차가운 기계로
내 숨을 붙잡지 말아줘.
고생했으니
이제
놓아줘.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덜 아프게
가게 해줘.
내가 남긴 것들에는
딱지 하나 붙여줘.
"들고 갈 수 없어
두고 간다.
나누어 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