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못해 산다

by 서완석

내가 고른 생은 아니었다.
눈을 뜨자 이미
살아내야 할 한복판이었다.


살고 싶어 산 것이 아니라
차마 선을 넘지 못해
하루를 넘겼다.


죽음이 무서웠던 게 아니라
그 뒤에 남을 말들이
너무 많았다.


모르는 사이
관계들은 매듭이 되어
내 손목을 잡았다.
놓아주지 않으면서
잡고 있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래서 나는
아직 여기 있다.

설명되지 않은 채로,
정리되지 않은 채로.


이것이
누군가의 삶이 아니라
지금까지
미뤄온
내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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