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처음 보는 '무'라는 낯선 이름의 메시지가 왔다. 조심스럽게 메시지를 열었다.
“잘 보내시는지요? 000이라고 기억을 하실지 모르겠네요.”
“기억하지.”
“이런 인생도 있구나 해서 글을 써봅니다. 제 나이도 이제 48이네요. 은사님의 의도와 다르게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고해성사 같은 건데요. 부끄러운 모습 이해 바랍니다. 알코올 중독으로 고생하다, 투자해서 날리고 참으로 후회되는 삶이었습니다. 누군가는 내 말을 들어주겠지 싶단 생각에 글 올립니다. 잘된 삶 못 살아 죄송합니다. 그저 한 사람한테는 마음의 문의 걸쇠를 열고 싶어 올립니다. 후련합니다. 건강하십시오.”
친구로 등록하려고 버튼을 눌렀더니
[친구로 등록되지 않은 사용자입니다. 금전요구 등으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기계는 사기꾼이라 경고하고
제자는 죄인이라며 고개를 숙인다.
나는 경고창을 닫고,
망설임 없이 ‘친구 추가’를 누른다.
제 속살의 걸쇠를 열겠다는데 이를 거부하는 건 선생이 할 일이 아니다.
아니, 잊지 않고 찾아주어 그저 고맙다.
브런치 스토리에 올린 내 글 몇 편을 보내주었다.
읽어보고 마음에 들면 ‘좋아요’도 누르라는 농담 같은 숙제.
죄스러움에 절어있는 녀석의 어깨를 슬쩍 치는 가벼운 농(弄)이다.
상처엔 된장이 만병통치약이라 툭 던져주었으니
녀석은 지금쯤 제 아픈 삶 위에
구수한 된장 한 덩이 듬뿍 바르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