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밤하늘에는 시가 없다.
언어를 도둑맞은 하늘은 비명(碑銘)조차 쓰지 못한다.
그 많던 별들은 지리산으로 이사 갔다.
전세방 하나 얻을 돈 없어 쫓겨난 것들,
밤마다 산맥의 등허리에 붙어 버둥거린다.
도시의 하늘엔 네온 환각도,
헤드라이트의 가짜빛도 없다.
오직 휴대폰 액정에 코를 박고
벽을 더듬거리는 눈먼 주취자들이
부유물처럼 떠다닐 뿐.
도시의 하늘은 내 지갑처럼
죽은 것들로만 비좁게 가득하다.
지리산 너머로 별 하나 떨어진다.
저기, 서울특별시민 한 분
터덜터덜 제 무덤 같은 집으로
기어 들어간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천천히 묻히러 간다.
오늘 밤 길음역 어머니집을 다녀오며 하늘을 봤습니다.
그리고 여러 번 지리산의 밤하늘을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