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58

by 서완석


생각이 문장을 이기려 들 때면


칼국수집에 가서
멸치 비린내를 먼저 맡는다.
커피집에 들러
마음의 그을음을 한 줌 얻어온다.


라면을 이분 남짓 끓이다 보면
생각의 비계가 흐물흐물 녹아내리고,
멸치 향은 칼국수로,
수제비는 칼제비로,
차가운 대추차는 뜨거운 생강차로
서로의 경계를 허물며 뒤섞인다.


라면에 대파를 툭툭 끊어 넣고
끓어 넘칠 듯 말 듯 불을 견디다 보면
숙주를 얹고
건새우 몇 마리 흩어 넣는 사이
라면은 라면 아닌 것이 되어


냄비 바닥에서
환한 마침표 하나가 끓어오른다.


그 뜨거운 문장을 후루룩 마시면


잠시,
모든 것들이 식탁처럼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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