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이범찬 교수님께
눈앞에 날파리가 날아다닌다 했더니
비문(飛蚊)에서 ‘문’은 모기이니
날모기라 해야 옳지 않겠느냐며
“난 수십 마리가 날아다니네.
그냥 친구처럼 살어.”
웃으며 말씀하셨다.
워싱턴 DC의 참나무,
도토리를 오물오물 갉아먹던 청솔모의
고 쪼꼬만 입.
오물거리던 우리 딸들의
고 쪼꼬만 입.
비문증.
눈앞을 흐리다
끝내 내 눈을 말려버리면
나는 정말 예쁜 것들과
작별해야 하는 것일까.
어느 날 들른 포장마차,
얼음 위에 눈 뜨고 누운 병어 한 마리.
저놈들도 날모기를 볼까.
차디찬 얼음 위에 누운 저놈에게
내 외투라도 덮어주며
어서 바다로 가라,
여기서 뭐 하느냐
호통쳐야 옳다.
“소주 한 병에 병어회 한 접시요.”
저 병어는
분명 날모기를 보고 있었을 거다.
그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