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니

by 서완석

어디선가 두런거리는 소리 들리더니, 다시 정적.

서울이 지리산 계곡보다 조용하다.


물이 억만년을 참았다가

오줌 누는 소리,
바람이 살그머니 방귀 뀌는 소리,
나무들이 끌어안으며 사귀는 소리.

문득 그립다.
시끄러운 지리산 소리가 그립다.


청소차가 하품하는 소리 들리면
서울도 깨어 두런거리다가

세수하는 소리, 밥 짓는 소리, 분첩 바르는 소리.

슬며시 그립다.

시끄러운 두부장수 종소리가 괜히 그립다.


오늘, 몇십 년 만에
저만치서 손 흔들며 다가올

우리 반 반장 상윤이의

"열중쉬어"
"차렷"
"경례"

소리가 벌써 그립다.


설레서 다시 잠이 올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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