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57

by 서완석

길음역 3번 출구

국민대 가는 양지.


봄을 꿰매는 누더기 여인.


낡은 모자 아래

꽁초 끝을 고르는 남자.


아침은 먹었는가

아픈 데는 없는가


기어이 되어보고 싶은

그들의 소매 안,

손가락 끝.


그녀의 낡은 소매 안으로

몰래 팔을 집어넣어

페르소나를 훔쳐 입는 일.


그의 손가락에 선택된

꽁초의 차가운 혀 맛.


빈 페이지를

문장으로 가두고

마침표로 목을 조르는

지독한 허기.


타인의 삶을 훔치는

내 유일한 중독.


작가의 이전글시절인연 (時節因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