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원피스 입고

-J에게-

by 서완석

어제 사랑을 잃은,

아니 사람을 잃은 자의 분노가

내 집 문 앞에 배달되어 떨고 있었네


마땅히 들여 몸을 녹여주어야 옳겠지만

내 방도 냉골이라 나도 문밖에 한동안 같이 서 있었네


슬그머니 건넨 말 한마디가

메말라버린 앙가슴의 불씨를 건드릴까 봐

나 역시 그 곁에 가만히 쪼그려 앉았네


어찌하면

그대의 분노까지 녹여줄 수 있겠나

내 살 깎아 장작 패고 화목난로 하나 들여야겠네


그러면

내 속의 겨울도,

그대 속의 겨울도 보낼 수 있겠네

비싼 보일러는 필요 없겠네

이미 봄이 가까이 왔으니까


또 다른 계절 찾아오겠지

노란 원피스 입고

우리가 모르는 얼굴로

아무렇지도 않은 몸짓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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