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조사는 부지런한 장부다.
내 일에는 오지 않을 놈도
기어이 제 낯바닥 내민다.
낯바닥은 자존심의 유통기한.
밥벌이 끊긴 낯바닥은 상장 폐지된 주식.
품앗이라 부르지만 저당 잡힌 자유.
누가 얼마 냈는지 기억하는 손.
내 갈 길 대신 불려 나간 시간.
비싼 상 차려놓고
얇은 봉투로 밥 먹고 갔다
동네방네 소문내는 무정함에
낯바닥이 뜨겁다.
“형편이 어려운가 보네.”
작게 흘린 말은 마을 한 바퀴 돌아
내 낯바닥에 값을 매긴다.
세금은 날짜도 숫자도 정확한데
이놈의 낯바닥값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봉투 한 장에 접어 넣은 내 헐값의 자존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