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를 푸는 새벽

명석이의 쾌유를 빌며

by 서완석

작은 키다리,

동그란 네모,

통통한 말라깽이.

굼벵이가 뛰고

거북이도 날 수 있는 밤.


환희가 문을 걷어차고

돌이 물렁해지는 밤.


실연당한 자가 기뻐하고,

음치가 노래를 한다.


시 아닌 것들이

슬며시 시가 되고

서툰 고백 하나가

밤새 종이 위에 남는다.


친구 많은 외톨이의

말 많은 침묵이

천천히 흐르는 밤.


병실 창가에서 어떤 이는

조용히 환자복 단추를 풀고

밖으로 걸어 나간다.


불가능의 가능이라는

그 찬란한 모순을 밟고서


돌 하나 물길에 얹어도

물은 옆으로 스며

어둠을 더듬어 흘러가다

어느새 넓은 물을 만난다.


아프던 사람의 그림자가

새벽의 강가에 서서

물렁해진 돌 하나를 던진다.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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