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승화원에서

by 서완석

간 사람은 가고, 갈 사람들이 보낸다.

남은 자들은 모두 검은색이다.

옷도 얼굴도 비어져 나온 숨소리까지 검은색이다.


아들 앞세운 아비의 눈은 십리 밖으로 꺼졌고,

어깨는 시오리 너머로 무너졌다.


울면 무엇하랴.

아들놈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이미 갈길 가는데

뒤따르는 아비의 비칠 비칠한 걸음만 늦다.

어미는 몸져누워 자식 가는 길에

그림자 하나 보태지 못했다.


가거라 이놈아, 이 무정한 놈아.

아비와 어미는 어찌 살라고

그리 서두르느냐.


네 부모를 보는 내 눈이 벌개져

눈물이 흐르는데

제 자식 보내는 그들의 가슴은 어떻겠느냐.

눈물 한 방울 없이 이미 바스러져

가루가 되었겠지.


오죽하면 이를 일러 참척(慘慽)이라 했으랴.


이 가혹한 생아.

이 시린 가슴팍의 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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