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내 생이라는 대본의
유일한 주연이었고
오늘
백지 위에
아픈 문장을 박아 넣는
주인공이며
내일
기막힌 무대 위에서
운명의 배역을 소화할
배우일 것이다.
어제
흩어진 삶을 갈무리하던
감독이었고
오늘
생의 이면을
침묵으로 새겨넣는
필사자이며
내일
내 드라마와 소설의
가장 엄격한 연출가이자
마지막 기록자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롯이 나이고
오롯이 혼자여서
눈 감고도 알아볼
찬란한 풍경이 된다.
누구에게도 빌려오지 않은
고독이
나를 완성하는
유일한 조명임을
이제야 안다.
살아야 한다.
내 의지와 무관하게 온 세상.
그저 내던져진 몸.
유폐된 자유.
그러나 타인의 시선 속에서 해석당하는
사물이 될 수는 없다.
막은 아직 내려오지 않았다.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오늘조차
내 위대한 생애라는 문장의
아름다운 한 챕터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