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침입

by 서완석

이틀 전
낯 모르는 한국 번호 위로
국제전화라는 표식이 떴다


전두엽을 멈추게 하고
편도체에 공포를 심은 뒤
경고 스위치를 꺼버릴
침입자일까


머뭇거리다 뱉은
여보세요

저 너머에서도
여보세요


어머니 어떠셔


긴장을 뚫고 들어온 것은
뜻밖의 안부였다


태평양 건너 LA의 아침이
돌곶이역 5번 출구 앞까지
슬며시 스며들었다


오늘 아침
그가 다시 메시지를 보내왔다

직접 해 먹어보니
맛이 좋더라며

꾹꾹 눌러쓴
손글씨 레시피 한 장


양념의 비율과
불의 세기

종이 한 장이
조용히 접혀 와


내일 아침이
하나 더 생겼다


위 시는 미국 라번대학교 박건영교수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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