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 아침마다 생각나는 글을 씁니다
옆집에는 할머님이 산다.친절하신 편도, 고약하신 편도 아니다.
그냥 무심한 사람.
가끔 마주치면 인사에 미소를 아주 조금 얹어 주는 정도의 할머니.
옆집 할머니 댁은 늘 북적인다. 다른 할머니들도 있고,
복지원에서 오는 것 같은 중년 여성분들도 보인다.
직접 물어본 적은 없다. 다만 인사를 나눌 때,
문을 두드리는 목소리의 온도를 들으며 짐작할 뿐이다.
노인정 친구들이거나,
가까운 동네에 사는 할머니들이거나,
아니면 복지원 사람들.
내게는 조금 병적인 습관이 하나 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특히 이웃일수록 의식적으로 선을 긋는 것.
집 안의 이야기나 나에 대한 것들을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은
전형적인 요즘 사람이라 해야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성격인 것 같다.
그래서 할머니가 교회에 가시는 날, 양로원에 가시는 날에도,
그리고 내가 일하러 나가는 길에도 마주치면 짧게 인사만 건넸다.
어느 추운 겨울날, 옆집 철문에서 요란한 소리가 났다.
그 날씨에, 그 철문을 그렇게 세게 두드리는 사람이 있었다.
연신 할머니 이름을 부르며
문을 열려고 애쓰는 모습에
나는 집 대문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십 분쯤 고민했을까.
나가려는 순간 철문이 힘겹게 열리는 소리와 함께
할머님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골목은 빨간 불빛으로 채워졌다. 구급차였다.
구급대원들이 옆집 할머니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 동안
나는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집안 대문앞에 멀찍이 서 있었다.
그날 이후로
눈이 오면 계단을 쓸었다.
술을 마시고 돌아온 새벽 두 시에도 빗자루를 들었다.
엄마집에 간 날 눈이 잔뜩 쌓인 날에는
계단을 못치운게 걱정되기도 했다.
원래 이런 사람은 아니지만,
문득 우리 할머니가 떠올랐고,
눈덮힌 계단에서 행여나 생길일들을
생각하다 쓸데없다 생각하다
눈을 질끈 감았다.
오늘도 옆집은
이른 새벽부터 시끄럽다.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심각하게 하는지
갑작스런 호기심에 벽에 귀를 대 보지만
웅얼거리는 소리만 남는다.
오늘 하루도,
그 다음날도 올해도 다음해도
건강하시길 바라게 되는 아침이다.
사람마다 표현의 방식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이른 아침 에세이 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