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 아침마다 생각나는 글을 씁니다
정확히 날씨가 영하 10도로 떨어지던 지난 주부터
나의 노후된 집의 따뜻한물은 밖으로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보일러실이 밖에 있어서 그런건가
패딩에, 장갑에, 잔뜩 껴입고 드라이기를 챙겨
가장 어둡고 좁은 길에 들어가 핸드폰 조명을 비추니
작은 미세먼지들이 조명을 따라 사방으로 달라 붙었다.
십 분,
이십 분,
삼십 분,,,
결국 집으로 돌아와서 인터넷과 씨름하다,
그날 저녁은 찬물로 목욕을 했다.
머리에 있는 온 핏줄이 나를 쥐어짜는 기분이 든다.
다음날 가스불을 켜고 냄비에 물을 한 가득 받아 끓였다.
집에는 대야라고 불리는 큰 그릇은 딱히 없어
내 얼굴이 살짝 들어갈만한 조그만한 플라스틱통에
금새 손끝이 새빨게 질 것 같은 찬물을 섞었다.
미지근한 물이 살결에 닿는 순간 난 느꼈다.
살 것 같았다.
살 맛이 났다.
허리를 낮출만큼 낮춰도 머리카락은 담겨지지 않았고
어쩌면 비눗물이 다 없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망할 온수...
아니 망할 이 영하의 추위
2주 가량을 참아
오늘 아침, 드디어 온수가 나온다.
난 온수가 나오기 전 새벽에 다시한번 냄비에 물을 한가득 끓이고
온 몸을 최대한 웅크려 머리도 감고 샤워도 했는데
열심히 참은 내 연인은 화장실에서 연신 환호하면서 오늘 유독 긴 샤워를 마쳤다.
이러나 저러나 살 만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코웃음이 나왔다.
근데 또 눈이 온다 지칠만 하면 또 손끝이 따갑고
귀가 갈갈이 나뉘는 칼바람이 분다.
그래도 언제나 그렇듯 봄은 온다.
참 별 것 아닌일에도 삶이 그렇게 살 맛이 납니다
이른 아침 에세이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