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게로 온다
‘인간 기둥 2005’-하늘이 내게로 온다.
다시 설치형 상자 작업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은 올해, 2025년 1월의 일이었다.
작업실 한쪽 구석에 20년 전에 만들어 놨던 상자들이 먼지를 뒤집어쓴 채 웅크리고 있었다. 마치 오랜 세월을 꾹 참고 나를 기다려온 존재처럼.
60×70×70cm 크기의 상자 안에 동화적이고 환상적인 세모, 네모, 동그라미… 단순화된 형태들을 오일 페인팅으로 채워 넣었다.
1999년부터 2006년까지 진행했던 첫 번째 ‘인간기둥’ 시리즈는 사실적인 묘사와 우울한 색조, 세기말의 불안한 기운으로 가득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작업은 훨씬 더 밝고 환하다.
겉모습은 분명 달라졌지만, 뼛속 깊이 박힌 주제 의식만은 변하지 않았다.
“틀 지어진 형식과 시스템 안에서 흔들리는 인간 존재.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려는 생명력.
나는 여전히, 그것에 대한 연민과 찬가를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