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는 법조차 다시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까지
막막하고 답답한 마음에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는 상황들.
어떤 자세로 서 있어야 가장 편안한 자세인지조차 알지 못한 채,
결과를 알 수 없는 온갖 새로운 일들이 짐이 되어 눈앞을 막아선다.
하나하나 해결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한걸음을 내딛을 수 없을 것 같아,
더 이상 들기도 어려운 짐들을 부여잡고, 정답을 찾으려 애써본다.
“이 짐은 내 인생에 쓸모가 있을까?”
“이 길의 끝은 도대체 어디일까?”
문득, 원래 들고 있는 짐이 언제부터, 왜 내 손에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그리고 방금 손에 새롭게 쥐어진 짐도 왜 생긴 건지조차 모른 채 무겁게 껴안고 서있었다.
그때 우두커니 서서 내 손을 바라본다.
쥐고있는 짐들은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제야 쥐어진 손을 살짝 풀어,
짐들을 다시 고쳐 매기로 결심한다
그동안 쥐는 힘이 너무 강했는지,
손의 근육은 굳어 있고 펴는 것조차 쉽지 않다.
마음 깊은 곳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온다.
“내려놓는 순간 끝나는 거야…”
그래도 조심스레 짐을 바닥에 내려놓는다.
그리고 다시, 짐을 들기 위해 천천히 손을 펴본다
문득 깨닫는다.
내가 짐을 드는 방식이 어쩌면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걸.
그리고는 여전히 아기같이 쥐는 법조차 모른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겠지.
그렇게 오늘도 짐을 고쳐 쥐고, 다시 한걸음 내딛는다.
"한 손에만 가득하고 평온한 것이,
두 손에 가득하고 수고하며 바람을 잡으려는 것보다 나으니라.
전 4:6
사진이야기 :
생업을 위해 수개월째 다양한 일을 시도하고 있는 어느 날이었습니다.
어느 순간 내가 무엇을 하고 있나, 이 길이 맞는 건가 하는 고민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교회 구석에 앉아서 우두커니 앞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는 침묵의 시간에서,
한마디를 꺼냈습니다.
"주님... 저 아시죠?"
그때부터 하염없는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눈물의 침묵이 계속되는 순간,
"내가 널 안다"
는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는 교회를 나섰습니다.
여전히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마음이 편안해지니,
다시 하루를 살아갈 힘이 생겨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