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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nebtls Oct 21. 2024

일본에서 찹쌀떡을 찾다가 생긴 웃지 못할 해프닝

항공여행 3

일본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간식 중 하나가 바로 찹쌀떡이죠! 그 부드럽고 쫀득한 식감은 정말 일품입니다. 한국에서 먹는 찹쌀떡도 맛있지만, 일본 찹쌀떡은 그보다 훨씬 부드럽고 다양한 종류가 있어 선택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특히, 하얀 찹쌀떡 안에 팥이 가득 들어있는 정통 찹쌀떡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 중 하나입니다.

그동안 일본을 여행할 때마다 편의점이나 슈퍼에서 찹쌀떡을 사곤 했습니다. 사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고, 매번 맛있게 즐겼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 유명한 일본 할인 매장 돈키호테에 들러 찹쌀떡을 사려고 찾았습니다. 선선 식품코너에도 가보고 빵을 진열 한 곳에도 가봤지만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옆에 직원에게  “모찌가 어디 있나요?”라고 직원에게 물어봤죠.

그런데 직원이 생각하는 얼굴을 하더니, 있다고 하면서 어디론가를 안내해 주더군요. 그런데…

이게 뭐지? 내가 찾던 그 부드럽고 달콤한 찹쌀떡이 아닌, 완전히 다른 무언가를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이거 모찌 맞아요?”라고 물었지만, 직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박스에 든 다른 이상한(?) 물건을 계속 추천해 줬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산 모찌는 박스 포장이 아니라 그냥 비닐에 한 개씩 낱개 포장으로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내가 찾는 그 찹쌀떡을 직원이 이해하지 못하는 겁니다. 게다가 옆에 있던 다른 두 명의 직원도 전혀 모르는 듯 그저 웃기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일본에서 찹쌀모찌를 모른단 말이야? 지금까지 수없이 먹어 본 찹쌀모찌를 어떻게 모를 수 있을까?

결국 스마트폰을 꺼내서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내가 말하는 찹쌀떡의 사진을 보여주니 그제야 직원들이 한 목소리로 “아~! 다이 후쿠!”라고 말하더군요. 그 순간, 제 머릿속에 천둥번개가 친 듯한 깨달음이 왔습니다. 다이후쿠? (だいふく, 大福) 내가 그동안 찹쌀모찌라고 부르던 그 달콤한 찹쌀떡의 이름이 모치(もち)가 아니라 사실은 다이후쿠(大福)였던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저는 일본 모찌의 진정한 이름이 다이후쿠(大福)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매번 일본에서 찹쌀떡을 살 때마다 다이후쿠(大福)라고 적혀있는 비닐포장은 많이 봤지만 다이후쿠(大福)가 우리나라 장수 막걸리처럼 찹쌀떡을 만드는 회사 이름인 줄 알았습니다.

일본 편의점에서는 직접 골라 샀기 때문에 굳이 모찌의 이름을 부를 일도 없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찹쌀떡(餅) 종류가 너무 다양하여 우리가 흔히 말하는 찹쌀떡을 그냥 모찌 달라고 하면 ’떡‘전체로 이해해서 알아듣지 못합니다. 원래 이 찹쌀떡은 둥글고 살찐 메추라기의 배를 닮았다고 해서 ‘복태병(腹太餠)’,  ‘배불뚝이 떡’이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이후 글자의 순서가 바뀌어 ‘대복(大腹)’, 즉 ‘다이후쿠’라고 부르게 되었고, 발음은 같지만 의미가 “큰 복을 받는다”는 뜻인 ’ 대복(大福)’이라는 글자로 바뀌어 오늘날의 이름이 되었다고 합니다.

수험생들에게 찹쌀떡을 사 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오늘 시험 큰 복(大福)이 있어라!대박나라!

결국 직원들은 다이후쿠는 이곳에서는 팔지 않는다고 하여 다른 화과자를 구입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일본에서 찹쌀떡을 찾다가 다이후쿠라는 사실을 깨닫는, 조금은 황당하고 웃지 못할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여행은 이렇게 예상치 못한 작은 깨달음과 함께 더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것을 보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나기 위해서 여행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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