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하면 어쩌지’는 환상이다

용기는 시작하면 생긴다

by 김영양

시작하려는 순간마다

늘 같은 문장이 먼저 고개를 들었다.

“못하면 어쩌지.”

이 말은 참 교묘했다.



확신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아무 근거도 없었다.
아직 해보지도 않았고, 실패한 적도 없는데
이미 결론부터 내려버리는 문장.
그래서 이 말은 안전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게 만들어주니까.



나는 오랫동안
용기는 준비가 끝나야 생기는 줄 알았다.
자신감이 충분해지고, 실력이 쌓이고,
남들 앞에 내밀어도 부끄럽지 않을 때
그때 비로소 시작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다.
그런 순간은 오지 않는다는 걸.

‘안 될 텐데’라는 생각은
사실 두려움의 다른 이름이었다.



실패가 무서워서,
다시 초라해질까 봐,
지금 가진 마지막 자존심마저 잃을까 봐
나를 멈춰 세운 문장이었다.



그래서 나는
용기를 가지려고 애쓰는 걸 그만뒀다.
대신 질문을 바꿨다.

“못하면 뭐가 정말 문제지?”

생각해보니
못해도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었다.
웃음거리가 돼도
나는 그냥 나였다.


못해 내는 경험은 쌓였지만
그건 실패라기보다 자료에 가까웠다.

시도해 보려 의지를 다졌던 '나'가 되있었다


물론, 못 해내는 날이면 생짜증이나고 나는 왜 아직 여기야

남들은 쉽게,

금방 금방 잘 하던데

늘 느렸고,

늘 덤벙됐고

늘 환장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때리는 것보다

작게라도 움직이는게 좋았다.

그때부터 나는

아주 작게 시작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되는 크기.
망해도 상처가 나지 않을 정도의 크기.





책을 한줄만 읽기로 했다.

책을 펼쳤다.

한줄을 읽었다.

읽으니 세,네줄이 더 읽어졌다.

덮으려다 한줄 더 읽었다.



글 한 줄.
하루 10분.
대단하지 않은 행동.

놀랍게도
그 작은 시작 뒤에
기다리고 있던 건 결과가 아니라 용기였다.

처음엔 떨렸고,
두 번째도 어색했고,
세 번째는 여전히 불안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못하면 어쩌지'라는 말이
조금 늦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미 한 번 움직였기 때문이다.

움직이니 깨달음이라는 것도 왔다.
용기는 성격이 아니라 반응이라는 걸.
움직인 사람에게만 따라오는 감정이라는 걸.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두려움은 점점 커진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시작하면
두려움은 설명이 필요한 존재가 된다.



설명해야 하는 순간,
두려움은 힘을 잃는다.

중년이 되어서야 알았다.
지금 나를 막고 있는 건
실력도, 나이도, 환경도 아니라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믿는 습관이었다.




'못하면 어쩌지'는 예언이 아니다.
그건 단지
시작하지 않은 사람의 상상일 뿐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결과를 묻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묻는다.

“지금, 아주 작게 무엇을 할까?”

그 질문 하나가
오늘의 나를 움직이게 만든다.

그리고 그 질문은 부담이 없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혹시 아직도 마음속에서
‘못하면 어쩌지’라는 말을 믿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오늘,
결과 말고 시작 하나만 선택해보는 건 어떨까?
당신은 지금, 무엇을 아주 작게 시작해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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