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무엇으로 생명력을 얻을까?

놀이동산에서 얻은 교육인사이트

by 반스

최고의 이직 교육


“김 팀장, 에버랜드 좀 다녀와. 이직 교육이라는 걸 하나 봐. 무슨 교육하는지 가서 적용할 만한 것 없는지 연구해 봐. 요즘 사람 구하기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이직 교육이라는 게 오히려 통한다고 하네. 담당자에 미리 얘기해 놨으니까 바로 다녀와봐.” 사장단 회의를 다녀온 대표님으로부터 지시가 떨어졌다.


보통 기업체 교육은 회사 안에서의 생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일하는 역량의 강화나 일터에서의 성과 활성화를 위한 교육이 그것이다. 회사 이후 개인의 커리어를 위한 교육에 비용이나 시간을 쓰기 쉽지 않다. 거의 불가능하다. 이 부분에 비용 들이는 것을 컨펌할 임원이 있을까? 대표님의 이야기를 듣고 프로젝트팀으로 구성된 우리들도 궁금해졌다. 현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이직 교육이라니… 상식을 뛰어넘는 발상이었다. 우리 회사가 제일 좋은 회사가 되도록, 그래서 오래 근무할 수 있도록 급여나 복지 등을 기획하는 게 회사의 역할이다. 그런데 현직자에게 여길 떠날 수 있도록 교육을 한다는 게 가능할까? 늦가을 우린 삼성물산 아카데미로 출발했다.


“저희가 가장 공을 들이는 게 이직 교육입니다. 어떻게 이런 교육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아 이렇게 자료를 준비해 놓고 있습니다.” 우리를 맞이한 교육담당자의 첫마디였다. 에버랜드의 캐스트(에버랜드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지칭) 교육은 크게 2가지 측면으로 진행이 되고 있었다. 업무상 필요한 서비스 직무교육과 캐스트를 팬으로 만들기 위한 교육이었다. 우리가 궁금한 것은 후자였다.



‘캐스트를 팬으로 만들기’


“연간 캐스트로 근무하는 직원은 1000명 정도가 돼요. 캐스트 대부분이 20대이다 보니 장기근속은 잘되지 않고 한철 재미있게 근무하고 가는 경우가 많아요. 매년 이렇게 많은 수의 캐스트가 거쳐가는데 그들에게 긍정적인 직원 경험을 주고 싶다는 경영진의 생각이 컸어요. 장기적인 측면에서 그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가정을 이뤘을 때를 생각했죠. 과거의 직원이 미래의 고객이 되는 거니까요.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많은 고민을 하고 목소리를 들었어요. 그런데 그들이 여기에 계속 머물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우리도 그 부분을 인정한 거죠. 그렇다면 그들이 더 좋은 곳으로 떠날 수 있도록 커리어를 위한 이직교육을 해주자 계획했어요. 보통 회사에서는 하지 않는 이직교육이 이렇게 반응이 좋을지 처음엔 예상하지 못했어요.”


회사가 진짜 나의 미래를 위한다는 것, 회사 안에서 성장한다는 실감을 받으니 이직교육을 해도 쉽게 떠나지 않는다. 이직교육으로 시작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그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그들을 남게 했다. 역 발상의 승리였다. 교육 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두 가지를 잘 다듬어 만든 것이 지금의 과정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일과 회사가 발판이 될 수 있게


서비스 전문가 자격증은 사내 서비스 인증 자격 제도이다. 에버랜드는 10년 이상 테마파크 부문 서비스만족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서비스에 대해서는 경쟁사보다 더 많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서비스 1위를 해오다 보니 그 타이틀을 지키기 위한 1등의 부담감이 더 커지고 있다고 한다. 압도적인 1등이 되기 위해 생각한 것은 압도적인 직원 만족도를 만들자였다. 일하면서 행복하고 안심이 되는 일터를 만들자. 그래서 그들이 만족할 때 신나서 고객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교육의 밑바탕에 깔려 있다. 에버랜드 서비스는 업계 최고 수준이고 그것을 활용해 일하는 직원과 고객 모두가 Win-Win이 되는 자격증을 만들었다. 고객을 상대하는 분야로 커리어를 계발하고 싶은 직원에게 일하면서 이력을 추가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렇다고 취득이 쉬운 자격증이 된다면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철저한 교육 과정과 평가를 통과해야 취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계되었다. 자격증을 얻은 사람이 회사 밖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커리어 멘토링 서비스는 삼성물산 본사 직원을 멘토로 선정해 해당 직무에 관심이 있는 캐스트를 1:1로 매칭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해당 직무에 커리어 목표를 가진 캐스트에게 그 해당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선배를 연결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캐스트는 현직에서 일하는 선배를 통해 직무 이해, 커리어 목표설정을 리얼하게 할 수 있다. 일하면서 본인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회사가 판을 깔아주니 그것이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만들어줬다. 회사가 가진 자원을 회사 내에서 활용한 좋은 사례이다.



교육의 기본 관점을 바꾸기


교육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회사를 위해? 직원을 위해? 교육은 회사의 이익을 위해 설계되는 것이 기본이다. 기업은 이익추구가 목표이고 비용이 드는 것은 ROI(Return On Investment: 투자수익률)를 따져 윗선의 결재가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도 철저하게 회사의 목적과 관점으로 설계된다. 그런데 이런 교육은 회사를 위해서는 좋지만 그 교육을 받는 대상자는 어떨까? 교육 대상자이기도 했고 교육 기획자 역할도 하는 입장으로 이제 교육의 기본 관점이 바뀌는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위의 에버랜드 사례처럼 회사가 아닌 개인을 위한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제는 교육이 흔한 시대가 되었다. 조금만 검색해 보면 쉽고 저렴하게(유튜브에는 무료도 많다.) 받을 수 있는 교육이 널려 있다. 교육이 쉽게 복제되고 온라인화 되면서 가격이 낮아지고 허들은 사라졌다. 더 이상 교육은 귀한 것이 아니다.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나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 회사의 교육도 같은 논리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만든 자료보다 더 잘 편집된 재미있는 영상이 널려 있어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고 있다. 개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교육은 의미가 현저히 떨어진다. 교육생의 집중도를 얻어내기 어렵다. 교육생의 수요와 회사의 수요를 잘 매칭한 교육만이 생명력을 얻는다. 회사가 가진 강점과 교육생의 니즈를 파악하여 그 안에서 교육을 기획해야 한다. 패션 회사라면 패션 트렌드를 알려주는 교육을 할 수 있다. 그 트렌드가 어떻게 상품기획으로 전환되는지 실무자에 의한 교육을 원하는 사람에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광고 카피를 잘 만드는 회사라면 잘 읽히고 매력적인 업무 글쓰기 교육은 어떨까? 철저하게 교육수요자를 생각한 교육이 결국 회사의 이익으로 돌아갈 것이다. 역발상의 승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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